효성, 내달 아라미드 증설 마무리…섬유소재 키우는 화학업계

김정유 기자I 2021.04.29 14:59:47

5G 확대에 광케이블 소재 ‘아라미드’ 수요 급증
효성첨단소재 울산서 증설, 연산 3700t으로 확대
코오롱인더도 연내 추가 투자 검토, 1년 만에 증설
코로나19로 위생재 소재도 ‘눈길’, 휴비스도 증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최근 섬유 소재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가 5G 산업 활성화로 인해 케이블 사용량이 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코로나19로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위생재용 소재들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해당 소재 생산라인을 공격적으로 증설하며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298050)는 울산공장에서 진행 중이던 아라미드 증설 투자를 다음달 7일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돌입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코로나19 상황이 극심했던 지난해 5월 아라미드 증설 투자를 결정, 612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 연간 1200t이었던 효성첨단소재의 아라미드 생산능력은 다음달부터 연간 3700t으로 늘어나게 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알켁스’라는 아라미드 섬유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아라미드 섬유 ‘알켁스’. (사진=효성첨단소재)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 공시를 한 대로 증설 일정이 진행 중에 있다”며 “최근 북미, 유럽시장 중심으로 아라미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이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미드는 합성 폴리아미드로부터 제조된 섬유를 뜻하며 인장강도(재료를 당겼을 때 버티는 힘)가 같은 중량의 철보다 5배나 강하고 500도가 넘는 고온에서도 녹지 않는 슈퍼 섬유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방탄 복합소재, 섬유 보강 고무소재, 광케이블 소재, 우주항공소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아라미드는 최근 5G 인프라 확대와 맞물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라미드는 5G용 광케이블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5G 기지국을 연결하는 광케이블은 수많은 데이터를 빛의 속도로 전송해야 하는데, 이를 보호하기 위해 아라미드가 사용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36억 달러 수준이던 아라미드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연간 8.2%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첨단소재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재빠르게 아라미드 증설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이 같은 시장 호황 속에 아라미드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월 구미공장에 연간 생산능력 1500t의 아라미드르 증설한 바 있다. 현재 생산량은 연간 7500t 규모다. 증설한 지 약 1년 만에 추가 증설 검토에 나선 것으로 급증하고 있는 아라미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이다. 다만 아직 정확한 증설 투자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하고 있는 파라계 아라미드는 듀폰이랑 데이진(일본) 등으로 시장 구성이 되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분야”라며 “아직까지 아라미드 추가 증설건에 대해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연말 정도 그림이 나올 것 같다”고 언급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최근 아라미드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섬유 브랜드 ‘헤라크론’은 최근 3년간 평균 14%대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매년 매출액 2000억원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아라미드 외에도 일반 섬유 소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위생재다. 글로벌 폴리에스터 시장 1위 업체 휴비스(079980)는 최근 위생재용 소재 수요 급증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저귀, 생리대, 마스크, 물티슈 등의 수요가 늘면서 여기에 쓰이는 부직포를 만들 때 사용되는 폴리에스터단섬유, 스펀본드 등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휴비스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위생재용 소재 판매량이 2015년(3000t)대비 7배 성장하기도 했다.

이에 휴비스는 올 상반기 안으로 위생재용 소재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하고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휴비스의 위생재용 소재 연간 생산 규모는 6만t에서 8만5000t으로 확대된다. 2018년 한 차례 증설을 진행한 상황에서 2년 만에 40% 이상을 추가 증설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2년차에 접어들면서 화학시황이 대폭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섬유 소재 분야의 수요가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아라미드의 경우 5G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가 눈에 띄게 많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영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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