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부진' 신세계인터, '선택과 집중' 통할까

염지현 기자I 2015.12.14 14:42:58

3분기 영업손실 17억 전년비 184% 증가..수익성↓
탄탄한 채널 확보 불구하고 수입 브랜드 비중 높아
톰보이, 보브 등 자체 브랜드 힘주고, 아동복 론칭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여성 패션 브랜드 보브. 신세계인터는 미국 유명 패션 블로거와 협업하고 아동복 라인을 선보이는 등 자체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아르마니’, ‘갭’ 등을 전개하는 패션업체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자체 브랜드 힘주기에 나섰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익 개선을 위해선 해외 브랜드 수입에 쏠려있는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3분기 매출은 23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202억원) 대비 4.45% 나아졌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하락했다. 3분기 영업손실이 17억6095억원으로 전년도 손실액인 6억2000만원보다 184% 늘어났다. 영업이익에서 고정 자산, 법인세 등을 제외한 실질적인 이익인 당기순이익도 전년도엔 26억원이었지만 올해는 29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모기업인 신세계의 유통망을 활용해 활발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탄탄한 채널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실질적인 실적은 부진하다”고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업부문별 매장당 분기 매출액 추이(자료=현대증권)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백화점 채널을 뚫기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거나 온라인 채널을 구축하지 못한 다른 패션 기업에 비해 상당한 유리한 환경에 놓여있다.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해 이마트, 온라인 몰까지 다양한 채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탄탄한 채널에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장 큰 원인은 해외 수입 브랜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에 있다. 신세계인터가 전개하는 해외 직수입 의류 브랜드는 아르마니, 지방시, 갭, 바나나리퍼블릭 등 35개에 달한다. 전체 44개 브랜드의 80%에 달하는 비율이다.

반면 해외 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독점 계약의 이점이 줄어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세계인터가 전개하는 해외 브랜드의 매출액은 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영업이익은 -77.7%를 기록했다. 게다가 불황이 지속되면서 고가 패션, 잡화 소비자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내 의류 소비 성장률이 전년 대비 -4.3%를 기록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세계인터는 톰보이, 보브, 자주 등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성장가능성이 큰 키즈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지난 5월엔 톰보이 키즈를, 하반기엔 보브도 아동복 라인인 v주니어를 선보이며 ‘엄마와 함께 입는 아동복’이라는 새 시장을 열었다. 이같은 공격적인 영업 끝에 톰보이는 지난 11월 월매출 130억원을, 보브는 롯데본점 매출이 7억원이 넘는 성과를 냈다.

신세계 인터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브랜드의 전통을 잇는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자체 브랜드들을 글로벌한 패션 기업으로 키워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해외 브랜드 수입 판매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전반적인 성장은 힘들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던 해외 브랜드 수입 유통 사업부가 다양한 수입 채널 등장으로 독점 계약의 이점이 흐려지고 있다”며 “자체 브랜드를 키운다고 해도 국내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이 크게 돋보이지 않는 만큼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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