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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르코꿈밭극장에서 진행한 개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운영 청사진이다.
아르코꿈밭극장은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못자리’로 통하던 대학로 학전 소극장의 새 이름이다. 앞서 학전은 지난 3월 김민기 대표의 건강 악화 및 경영난 여파로 설립 33년 만에 폐관했다. 이 가운데 예술위가 나서 학전 건물을 대신 임차해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으로 재개관하기로 결정했다. 아르코꿈밭극장은 ‘대국민 극장면 공모전’을 통해 꼽힌 명칭이다. ‘배움의 밭이었던 학전이 어린이들의 꿈이 움트고 자라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정 위원장은 “공연계 공간부족 문제를 해소하고자 소극장 장기 임대를 추진했지만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며 “그런 와중에 학전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접하고 재개관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국민분들이 학전 폐관 소식에 걱정을 표하셨다”며 “아르코꿈밭극장을 통해 학전의 영향력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학전은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쓰고 부른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했던 김 대표가 음반 수익을 비롯한 사비를 들여 설립했다. 설립 이후 공연 연출가로 활동한 김 대표는 1994년 초연 이후 4000회 넘게 공연한 스테디셀러 뮤지컬 ‘지하철 1호선’과 어린이극 ‘고추장 떡볶이’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황정민, 설경구, 조승우, 장현성, 김윤석 등 여러 배우들이 학전 작품을 거쳐 스타로 발돋움했다.
정 위원장은 “학전 아카이빙 작업과 김광석 콘서트 지속 개최 등을 통해 맥을 이어갈 생각이며 부조물들 또한 가능하면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전 대표작 또한 계속해서 공연하고자 했으나 김민기 선생님께서 ‘내가 뿌린 씨앗은 내 선에서 정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셔서 강권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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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일이라 올해는 아르코꿈밭극장을 위한 별도의 예산 집행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 기편성된 예산을 활용해 기본적인 시설 노후화 정비만 한 채로 재개관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간 재배치 등을 통해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그리며 학전의 역사성을 이을만한 공연 발굴과 레퍼토리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했다.
아르코꿈밭극장에는 169석 규모의 소극장인 꿈밭극장(지하 2층)을 비롯해 공연 연습 및 어린이 관객 참여형 교육 공간 텃밭스튜디오(3층),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미래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꾸민 꽃밭라운지(2층)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정 위원장은 “지금이 정부 예산 편성 기간인데 아쉽게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펀딩을 통해 약 5억원의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면서 “아르코꿈밭극장이 어린이와 청소년, 더 나아가 공연계 전반을 위한 새로운 장이자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