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후 추가 발굴 조사에 나서 반경 20m 내 갯벌에서 지난 5월 용머리 장식기와의 나머지 상단을 찾아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취두 상단에 부착하는 칼자루 모양의 장식품인 검파와 함께 상·하단이 모두 갖춰진 다른 취두 유물을 발굴했다. 두 취두는 쌍을 이루는 것으로, 조선 시대 왕실 건축물의 지붕을 장식하던 용머리 장식기와의 온전한 형태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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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장식 기와는 삼국시대에서 고려 후기까지는 새꼬리 모양의 치미를 사용하다가 고려 말부터 용머리 모양의 취두 형태가 등장했다. 조선 후기의 취두는 많이 남아 있지만, 조선 전기의 취두는 양주 회암사지 등에서 파편 상태로만 나와있는 게 전부였다.
발굴된 취두는 왕실용인만큼 무늬가 정교하다. 하단은 용의 머리 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고 취두 상단에는 작은 용이 새겨져 있다. 상하단을 합치면 길이 103㎝, 무게는 120㎏이나 된다. 취두는 용마루가 밀려나지 않게 잡아주면서 동시에 왕실의 권위를 보여주는 장식효과, 사악한 기운을 쫓는 벽사의 기능을 한다. 검파는 40.5㎝ 길이의 칼 손잡이 모양의 장식품이다. 앞뒷면에 2단으로 구름무늬가 표현돼 있다. 검파는 빗물이 취두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됐다.
취두는 서울의 용산구 일대에서 만들어져 다른 지역으로 수송되던 중 선박이 침몰하면서 갯벌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취두와 검파는 갯벌에 박혀 있었기 때문에 화재 등으로 소실되지 않고 600년 넘게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 연구소는 8월까지 해당 지역에서 추가 발굴조사와 수중탐사를 진행해 다른 유물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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