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서울시장 후보 없는 한국당‥洪 대표 "황교안은 안된다"

김재은 기자I 2018.03.27 16:26:50

홍정욱·오세훈 등 한국당 잇단 서울시장 후보 영입 실패
서울엔 화이트칼라 학생 많아 지지율 뒤져
홍준표가 황교안 꺼려..'자신 위협 걱정하나' 지적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재은 김미영 기자] 홍정욱 헤럴드 회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병준 전 국민대 명예교수. 자유한국당이 영입을 시도했지만, 고사한 인물들이다. 제 1야당인 한국당이 이렇다 할 서울시장 후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는 차기 대권주자로 가는 자리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연거푸 후보 영입에 실패했다.

우선 한국당의 지지율이 낮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2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달 3주차 집계 결과 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57.1%에 달했다. 전국 평균(52.6%)보다 4.5%포인트 높다. 광주전라(6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 서울 지지율 역시 전국 평균(69.1%)보다 5.1%포인트 높은 74.2%로 조사됐다.

반면 서울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은 지지부진하다. 같은 기간 16.3%로 전국 평균(20.6%)을 4.3%포인트 밑돈다. 광주전라(8.2%)와 제주(11%)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서울은 화이트 칼라층과 대학생 유권자가 많은 지역이다. 그만큼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 실제로 1997년 김대중 대통령과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은 서울에서 이회창 후보를 앞선 게 당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지율로 보면 한국당이 수도권 열세를 면치 못하는 데다 서울시장 당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며 “지더라도 뭔가 남는 선거가 돼야 하는데, 안철수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후보로 나오면 3등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어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사한) 본인들 입장에선 정치적 이미지 훼손을 각오하면서까지 서울시장에 출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에서 이런 희생을 뒷받침해줄 만한 비전, 가치, 리더십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은 홍 대표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 내부에선 황교안 전 총리를 내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홍 대표가 이를 꺼린다는 것이다.

황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 때 사법부에 있었고, 박근혜 정부 때엔 법무장관과 총리를 역임했다. 수도권에서 경쟁력 있고, 본인도 의사가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서울은 전략공천 지역이다. 홍 대표의 결단만 있다면, 황 전 총리의 후보 추천이 가능하다. 하지만 홍 대표는 대놓고 반대한다. 홍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후보로 황교안 전 총리는 절대 아니다”라며 “황 전 총리가 나오면 탄핵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국당 소속 A의원실 관계자는 “황 전 총리는 태극기부대에서 인기가 좋고, 고정지지층이 있어 기본 득표력이 있다”면서도 “홍 대표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차기 경쟁자를 키워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배 본부장 역시 “황 전 총리는 경기고를 나와 지역연고도 확실하고, 홍 대표가 보여주는 이미지와 차원을 달리하는 인물”이라며 “황 전 총리가 박 시장 등 민주당 후보와 박빙대결을 펼치면 나경원·김용태 등 수도권 의원과 보수세력이 황 전 총리를 중심으로 뭉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는 홍 대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