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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로 받은 500만원, 로봇이 반값 수수료로 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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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I 2016.01.18 16:13:18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직장인 김모(42)씨는 지난 연말 성과급으로 받은 500만원을 굴릴 적당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온라인 로드바이저 A업체가 선보인 스마트폰 앱을 깔았다. 본인의 소득과 투자성향, 목표 수익률을 차례로 입력하자 화면에 김씨를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가 떴다. 상담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김씨는 A업체가 소개한 증권사를 찾아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서 A업체와 투자 일임 계약도 맺었다. 증권사에서 만든 계좌에 돈만 넣어두면 로봇이 알아서 돈을 굴려주고 이 대가로 내야 할 수수료도 2만5000원(투자금의 0.5%)으로 저렴해 큰 부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1∼6월)부터 김씨처럼 투자자문사를 직접 찾지 않더라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길이 열린다. 정부가 온라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나올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온라인 로보어드바이저 도입방안을 내놨다. 고소득층에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투자 자문 서비스의 접근성을 대폭 확대하려는 조치로 시스템을 갖춘 컴퓨터 프로그램이 자산 관리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게 핵심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선 개념이지만 미국에선 IT에 익숙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상위 11개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자산은 2014년 말 190억 달러로 최근 8개월간 65.2% 증가했다.

투자자문 문턱 낮아진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으로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일반인의 투자 문턱이 상당히 낮아진다는 점이다. 지금은 증권사나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로부터 투자조언을 받고 이들에게 자산 운용을 맡기는 자산관리 서비스(투자일임)를 받으려면 최소 2000만~3000만원의 여윳돈을 갖고 있어야 한다. 투자조언부터 운용까지 모든 걸 사람이 하는 만큼 비용도 적잖다. 그동안 자산관리 서비스가 고소득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이유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이 모든 걸 컴퓨터가 하기 때문에 자문과 운용의 대가가 투자금의 0.5~1% 안팎에 불과하다. 기존 서비스의 절반 수준이다. 투자에 성공했다고 해서 성공 보수를 따로 낼 필요도 없고 업체들이 제시하는 최소투자금액도 상당히 낮다. 김씨처럼 갑자기 들어온 여윳돈 500만원을 효과적으로 굴리려는 일반 직장인들에겐 이 서비스가 와 닿을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소비자와 접점이 없는 온라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일반 고객을 끌어모으기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는 증권사나 은행과 같은 판매사를 소비자와 자문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증권사나 은행이 로보어드바이저, 독립투자자문사(IFA) 등 여러 자문사와 제휴를 맺고 소비자에게 적합한 자문사를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여러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한 상품이 가격 순대로 검색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고객 입맛에 맞는 자문사를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로봇에 돈맡겨?…소비자 인식 변화 이끌어낼까

정부로선 규제를 푼다고 했지만 온라인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와의 일임 계약이 제한된 건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을 통해 상품 추천은 받을 수 있어도 일임계약을 맺으려면 판매처로 직접 발걸음을 해야 하는 상황. 대신 정부는 판매사를 들러 자문사만 고르면 판매처에서 한번에 자문사와 일임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기로 했다. 자문사와 판매사를 각각 찾아 별도 계약을 맺도록 한 이전 규정이 자문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로봇에 돈을 맡기는 게 안전할까’라고 의심하는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어떻게 얻을지도 숙제다. 오인대 대우증권 스마트금융부 파트장은 “로보어드바이저가 기존보다 거래 비용을 낮추는 건 확실하지만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만큼 로봇에 돈을 맡기는 걸 일반 투자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활성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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