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정상회담 한 달 후 고위급 회담…북·러 공조 재확인

이소현 기자I 2023.10.19 16:35:44

'방북' 러 외무장관, 북 외무상과 고위급 회담
"북중러, 한반도 안보 협상 프로세스 지지"
"최고위급 접촉 계속될 것"…푸틴 방북 성사되나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 달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북·러가 19일 고위급 회담을 이어나가며 공조를 재확인했다.

1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북·러 고위급회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방북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북한 평양에서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서 미국·일본·한국의 군사활동 증대와 핵을 포함한 미 전략 인프라의 한반도 이전 노선 등이 우리와 북한 동료들의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러시아는 한반도 안보 문제 논의를 위한 전제 조건 없는 협상 프로세스 구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미·일 동맹에 맞선 북·중·러 관계 밀착에 대해서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북한, 중국과 함께 한·미·일이 추진하는 ‘비건설적이고 위험한 노선’에 반대해 ‘긴장 완화와 긴장 고조 불허용 노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제 조건 없이 한반도의 안보 문제 논의를 위한 정기적인 협상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했고, 푸틴은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날 고위급 회담으로 양국 정상회담이 북한에서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한 달 전 최고위급 접촉(정상회담)이 이루어졌고, 오늘은 고위급 접촉(외무장관 회의)이 있었다”며 “이러한 접촉이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의 방북은 2018년 5월 이후 약 5년5개월 만이며, 이번이 네 번째다. 최 외무상도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이 지난달 양국 정상 간 이뤄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했다.

또 라브로프 장관은 북·러 관계가 질적으로 새롭고 전략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 외무상과 회담하며 “역사적 정상회담 뒤 양국 관계가 질적으로 새롭고, 전략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북 첫날 북한이 마련한 연회 연설에서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확고하고 원칙적인 지원을 깊이 평가한다”며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북한의 전폭적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양국 관계에서 연대를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러시아는 자국의 독립과 스스로의 운명과 발전 노선을 직접 결정하는 권리를 수호하려는 김 위원장 영도 하의 북한 노력에 전적인 연대와 지지를 표시한다”고 했다.

한편, 북한 군수품이 러시아로 이전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미국 전략 및 국제연구센터(CSIS)는 전날 위성사진에 러시아 인근의 북한 나진항에서 지속적인 활동이 포착됐으며, 이는 지난 8월 말 이후 최소 6차례에 걸쳐 양국 간 컨테이너 교환 등 해상 무역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