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동부지검은 지난 20일 미국 사법당국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고 내부 정보를 빼돌려 화웨이 기소를 막으려 한 혐의로 중국인 궈춘허와 정왕을 기소했다.
전날 공개된 공소장에는 ‘중국에 본사를 둔 통신회사’라고 적혀있었지만 이 수사 내용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이 회사가 화웨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 2019년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어기고, 이란에 제품을 판매한 혐의와 미국의 이동통신사 T모바일의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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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난 2017년 화웨이 수사에 정통한 미 법무부 관계자를 스파이로 영입하려고 했다. 공소장에 ‘GE-1’이라고만 적힌 이 관계자는 사실 미 연방수사국(FBI)의 감독을 받는 이중 스파이였다.
궈춘허는 검찰이 화웨이에 대한 재판을 준비하던 지난해 여름 ‘GE-1’에게 뉴욕 동부지검장과 가진 회의에 대한 세부 내용을 요구했고, 이 관계자는 중국에 있는 화웨이 임원 2명의 체포 계획과 검찰의 재판 전략 등이 담긴 문건을 전해줬다.
‘SECRET(기밀)’이라는 가짜 라벨이 부착된 이 문건을 받는 댓가로 궈춘허는 4만1000달러(약 5800만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뇌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이후엔 궈춘허와 정왕이 이 관계자에게 6만1000달러(약 88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뇌물로 주고 화웨이 수사에 관한 기밀 정보를 빼내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달에만 이 관계자에게 현금 1만4000달러(약 2000만원)와 600달러(약 86만원) 상당의 보석을 건넸다.
앞서 미 수사당국은 화웨이 관련 스파이 사건 외에도 다른 두 건의 사건에 대해 중국인들을 무더기 기소했다. 뉴욕 동부지검은 부패 혐의를 받아 거액의 재산을 갖고 해외로 도피한 중국인을 강제 송환시키는 계획인 이른바 ‘여우사냥’에 가담한 중국인 7명을 별도로 기소했고, 뉴저지 연방지검은 미국인을 스파이로 영입하려 한 혐의로 중국인 4명을 기소했다.
미 정부에 의해 기소된 13명의 중국인 중 10명은 중국 정보기관 소속으로 알려졌다. 두 명의 용의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체포되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메릭 갈런드 연방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했으며 그러한 권리를 보호하는 사법제도를 훼손했다”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를 훼손하려는 어떠한 외세의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