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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와 CU가 자체 물류 및 배송 인프라를 활용해 제공 중인 택배 서비스 ‘반값택배’와 ‘CU끼리’가 올 들어 소비자들의 이용건수가 빠르게 늘며 기존 택배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GS25의 경우 올해 1월과 2월 반값택배 이용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5%, 216% 증가, 최대 세 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3월 이후에도 이같은 성장세는 계속 이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3월은 143%, 4월은 137%, 5월은 104% 증가해 매달 평균적으로 두 배 이상 이용건수가 신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편의점 CU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CU의 ‘CU끼리’ 이용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월 198%, 2월엔 292% 증가하며 최대 네 배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진 3월에는 173%, 4월 153%, 5월 116%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달 두 배 이상 늘어난 이용건수를 기록 중이다.
그간 편의점 자체 택배 서비스는 기존 택배업체들 대비 합리적 가격을 앞세워 MZ세대를 중심으로 이용건수를 꾸준히 늘려왔다.
GS25 반값택배의 경우 지난달 1일 일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500g 초과~1㎏ 이하 택배의 경우 1900원 △1㎏ 초과~5㎏ 이하는 2300원 수준으로 4000원 안팎인 일반 택배 가격 대비 실제 반값 수준이기 때문이다. CU끼리 역시 지난달 15일 일부 가격을 인상했지만 △500g 이하는 1600원 △500g 초과~1㎏ 이하는 1800원 △1㎏ 초과~5㎏ 이하는 2400원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MZ세대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리셀 시장에서 편의점 자체 택배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배경에도 이같은 가격적인 장점이 배경이 됐다. 리셀 시장을 이용하는 주 요인이 저렴한 가격에 있기 때문에 택배 역시 가성비가 높은 편의점 자체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구매자들이 판매자에게 ‘반값택배’ 또는 ‘CU끼리’ 이용을 요구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올 들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기존 택배업체들의 노사 갈등이 편의점 자체 택배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택배업체들의 파업 사태로 일반 택배 배송이 지연되거나 아예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조금 늦게 배송되더라도 안정적인 편의점 자체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통상 편의점 자체 택배 서비스의 평균 배송기간은 2~3일로 일반 택배 대비 하루 정도 느리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 초까지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이하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진행한 총파업으로, 전국 일부 지역에서 배송이 차일피일 지연되거나 아예 일반 택배 접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애타게 택배를 기다리는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 하루하루 배송에 생계가 달린 중소상인들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한진택배 역시 최근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향후 총파업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쿠팡이 그간 한진택배에 위탁했던 택배 물량을 자체 배송으로 전환하면서 택배기사들의 일감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택배노조 한진본부가 이에 대한 본사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소상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역시 우정사업본부와의 임금교섭 결렬을 이유로 오는 14일 경고 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자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체 물류 및 배송 인프라는 한 번도 파업과 같은 논란이 불거진 바 없다”며 “꾸준히 커지고 있는 리셀 시장과 더불어 최근 불안정한 택배시장으로 다소 배송은 늦더라도 값싸게 안정적으로 물건을 받아보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