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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모바일 AP 신제품 ‘엑시노스 2400’을 공개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세 가지 모델 중 S24+와 일반 S24 제품에 엑시노스 신제품을 적용했다. 최상위 모델인 S24 울트라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AP를 탑재했다.
그렇다고 엑시노스 성능이 스냅드래곤에 마냥 밀리는 것은 아니다.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 기준으로 그래픽 성능을 나타내는 오픈CL 점수는 엑시노스가 1만5943점을 기록해 스냅드래곤(1만5082점)을 앞섰다.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가칭)은 애플 AP보다 우위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내년 차기 플래그십 갤럭시S25에는 엑시노스 칩만 적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객사에서 엑시노스의 버그를 잡아달라거나 발열이 심하다는 피드백이 왔었지만 신제품은 부정적인 평가가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그 덕에 삼성전자는 눈높이가 높은 차량용 반도체 고객사들을 상대로도 엑시노스의 경쟁력이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완성차 업체들은 사고 위험 때문에 반도체 안전성 등 공급 기준이 깐깐하다. 삼성전자는 최신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개발해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이미 이 제품의 고객사로 현대차(005380)를 확보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전 제품의 고객사였던 독일 아우디, 폭스바겐 등을 포함해 다른 업체들을 상대로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라인업 역시 강화하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전반에 힘을 싣고 있다. 차량용 시장이 PC 시장보다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낸드플래시 규격인 UFS 3.1 제품을 비롯해 오토 SSD, LPDDR5X, 오토 GDDR6 등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760억달러(약 101조원)에서 오는 2029년 1430억달러(약 190조원)로 두 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엑시노스에서 성공 사례를 만든다면 전장 등 응용처 확대는 물론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뿐만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까지 성장할 수 있다”며 “특히 전장 시장이 유망한 만큼 그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