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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수 서울의 영업 중단은 약 6년 만이다. CJ제일제당은 안 셰프와 계약을 통해 지난 2017년 10월 모수 서울을 열고 2019~2021년 미슐랭 2스타를 획득한 데 이어 2022년 미슐랭 3스타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미슐랭 최고 등급을 받는 것이 CJ제일제당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었지만, 한식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한국 식문화를 세계에 확산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어느 정도 다가선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모수 서울을 찾는 손님들의 평도 좋았다. 모수 서울은 점심식사 21만원, 저녁식사 37만원의 고가에도 원하는 날 예약이 힘들기로 유명하다. 한때는 전화를 100통 걸어야 1번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최근에는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에서 매월 15일 오전 10시부터 3개월 전 예약을 받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모수 서울의 영업중단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파인다이닝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안 셰프가 CJ와 별개로 홍콩에서 모수 홍콩을 운영하는 등 개인적인 활동에 대한 니즈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런 부분에서 CJ제일제당과 의견차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서로 추구하는 방향성이 달라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과 안 셰프와의 계약은 내년 중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셰프는 CJ제일제당과 별개로 모수 서울을 다른 곳으로 이전, 영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J제일제당은 한국 식문화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운영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재능있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셰프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도록 적극 육성하고, 이를 통해 한국 식문화 세계화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엄태철 셰프의 한식당 소설한남과 강건우 셰프의 중식당 쥬에 등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중식당 몽중헌과 덕후선생 등도 파인다이닝 계열 레스토랑으로 분류된다.
한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높은 원재료비와 임대료, 낮은 회전율 등의 이유로 수익을 내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있다. CJ제일제당은 앞서 모수 서울에 수십억원 이상을 투자해왔으나 별다른 수익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광주요가 운영하던 미슐랭 3스타 한식 레스토랑 가온도 자본잠식으로 인해 지난해 말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