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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 선 그은 이란…"최고지도자, 하마스에 '개입 않겠다' 통보"

김겨레 기자I 2023.11.16 15:18:14

이란, 이스라엘·미국과 정면 대결 꺼려
레바논 헤즈볼라도 전면 참전 미지수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하마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AFP)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달 초 테헤란을 방문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만나 이러한 뜻을 밝혔다.

하메네이는 하니예에게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선제 공격하기 전 미리 경고를 주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하메네이는 또 이 자리에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란의 참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하마스에서 공개적으로 나오지 않게 하라며 하니예를 압박했다. 하마스 군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는 지난달 7일 중동 지역 무장 동맹들을 향해 “이날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동참할 수 있는 날”이라며 참전을 요구한 바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직접 공격하지 않는 한 이번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란 정치권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이란이 하마스에 연대감을 표하면서도 이스라엘 및 미국과의 정면 대결에 휘말리기를 꺼린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는 하마스의 선제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이 미국을 끌어들이지 않는 선에서 이스라엘군의 전력을 분산시키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이란 전문가인 카림 사드자드푸어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는 테헤란의 정치적 전략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이란의 혁명 이념은 반(反) 이스라엘 및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란 지도자들은 자폭(정면 대결)하지 않고 권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역시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헤즈볼라가 대량의 로켓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더 깊숙이 공격해줄 것을 바라고 있으나, 헤즈볼라는 그럴 경우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레바논까지 폐허가 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이후 레바논은 수년간 전후 재건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인구의 80%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통화가치가 90% 하락하는 등 금융위기까지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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