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에너지 직접 만들고 전기 아끼는 주거 공개
獨 밀레도 에너지 소비량 확인·저감하는 시스템 전시
中 기업 복귀, IFA 기조연설도…韓 쫓는 자신감 과시
[베를린(독일)=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지속가능한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1일 독일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을 두고 가전업계 안팎에선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행사라고 입을 모았다. 150개국 21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IFA 2023에선 대부분의 가전기업들이 다양한 친환경·고효율 제품과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며 현지 공략에 나섰다.
◇
에너지 자립 주거에 친환경·고효율 비스포크도 전시
국내에선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IFA 2023에 참여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IFA 2023에 참가해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고 전기 사용을 줄이는 ‘넷 제로 홈 솔루션’을 소개했다. 태양광 패널로 에너지를 생산해 가정용 배터리에 보관하고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기반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주거 형태다. 삼성전자는 이 솔루션을 구현하기 위해 자동화기술 업체 ABB와 태양광업체 SMA 등 여러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 삼성전자 ‘미세플라스틱 저감 필터’. (사진=삼성전자) |
|
| IFA 2023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AI 기술을 적용한 비스포크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비스포크 가전도 IFA에서 대거 공개했다. IFA에서 새로 공개하는 세탁기는 독자기술은 ‘에코버블’과 AI 기능을 접목해 EU 에너지 라벨 최고등급인 A등급보다 에너지를 40% 적게 쓴다. 아울러 세탁기 외부에 탑재해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98% 저감하는 ‘미세 플라스틱 저감 필터’도 선보인다.
◇
‘스마트코티지’ 이어 세탁기·건조기 등 에너지 효율 대폭 향상
LG전자 역시 고효율 에너지 기술을 집약한 지속가능 에너지 자립 주거생활 솔루션 ‘LG 스마트코티지’를 공개했다. 스마트코티지는 LG전자의 에너지 및 냉난방공조 기술,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전을 결합한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 형태의 소형 모듈러 주택이다. 지붕에 설치된 4킬로와트(kW)급 태양광 패널은 성인 2명이 하루 사용하는 전기의 상당량을 충당한다. 에너지 절감에 유리한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 모노블럭(Therma V Monobloc)’도 스마트코티지에 설치했다. 사용하고 남은 전력은 가정용 ESS(Energy Storage System) 시스템에 저장하는 홈에너지 솔루션을 구현했다. 외부에는 전기차(EV)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도 갖췄다.
| LG전자의 스마트코티지 콘셉트 디자인. (사진=LG전자) |
|
아울러 LG전자는 ‘넷 제로 하우스’를 테마로 전시장을 마련하고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다수 비치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LG 드럼 세탁기는 가장 높은 에너지 효율 등급인 A등급보다 효율이 약 40% 더 높다.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최대 60% 줄이는 미세플라스틱 케어 코스도 세탁기 제품의 특징이다.
건조기 신제품은 에너지 효율 등급이 A+++로 시장에 출시된 제품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제품은 지구온난화지수(GWP)가 3에 불과한 차세대 친환경 냉매 R290을 적용했다.
| IFA 2023에 참가한 LG전자가 다양한 고효율 가전 신제품과 함께 홈 에너지 솔루션을 체험하는 넷제로 비전하우스(Net-Zero Vision House)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
◇
유럽 프리미엄 가전 ‘밀레’도 동참…‘지속가능’ 글로벌 트렌드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도 IFA 2023을 찾아 에너지 고효율 가전 300여개 제품을 전시한다. 대표 제품은 밀레 퍼포먼스 시리즈 드럼세탁기다. 이 제품은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보다 에너지를 10% 더 아낀다.
| 밀레 퍼포먼스 시리즈 드럼세탁기. (사진=밀레) |
|
지난 IFA에서 처음 선보인 밀레 앱의 에너지 소비량 대시보드도 올해 다시 선보인다. 올해는 에너지 소비 상세 내역과 사용 패턴의 장기적 통계, 고효율 제품 사용법에 관한 실용적인 팁을 확인할 수 있게 제작했다. 에너지 소비량 대시보드는 밀레의 독보적인 기술이다. 세탁기 모니터링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가정 내에서 손쉽게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밀레 외에 독일 가전 3사로 꼽히는 지멘스와 보쉬 등도 친환경·고효율 제품을 내세우며 현지에서의 브랜드 위상을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
리오프닝 효과 부진한 中…가전기업들 유럽 눈돌려
올해 IFA 2023에는 중국 기업도 대거 복귀했다. 연평균 700~800개 기업이 참여한 중국은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200여곳만 참여했는데 올해는 1300여개 전시부스를 차린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과의 갈등 때문에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에는 모습을 잘 비추지 않는 만큼 이번 IFA 2023는 중국 가전업계의 현황과 기술력을 파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열린 IFA 2022에 참가한 TCL 전시장. (사진=김상윤 기자) |
|
중국의 대표적인 TV·가전업체는 하이얼과 하이센스, TCL 등이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해 자국 경기 회복에 가전 판매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구매력이 높고 브랜드파워도 크게 올릴 수 있는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IFA 2023에 대거 참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전시하는 데에서 머무르지 않고 IFA 2023 기조연설에도 나선다. 화웨이에서 분사한 중국 스마트폰·태블릿 제조업체 아너의 조지 자오 최고경영자(CEO)와 중국 TV 제조사 하이센스의 피셔 유 사장이 개막 당일 기조연설 연단에 오른다. 자오 CEO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폰 기술 현황 등에 관해 발표한다. 한국 기업을 추격하는 중국이 기술력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피셔 유 하이센스 사장은 ‘시나리오로 유추하는 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