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北, 위협 비행에 포격 도발까지…軍 "명백한 9·19 합의 위반"(종합2보)

김성훈 기자I 2022.10.14 21:43:23

北, 새벽 이어 오후에도 포병 사격
軍 ''도발 중단하라'' 경고 통신 실시
국가안보실, 긴급 NSC 상임위 개최
관련 동향 추적…만일의 상황 대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북한이 14일 새벽 전투기 위협 비행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같은 날 오후 동해와 서해 상에 포병 사격에 나서는 도발을 감행했다. 군은 명백한 9·19 군사 합의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한편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로 군사합의 파기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2018년 채택된 9·19 군사합의가 계속 유지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14일 오후 다시 포병 사격에 나섰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지난 2020년 3월 북한의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한 포병부대들의 포사격 대항 경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6시 30분까지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90여발, 오후 5시 20분부터 7시까지 서해 해주만 일대 90여발, 서해 장산곶 서방 일대 210여발 등 총 390여발의 포병 사격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현재 동·서해상 낙탄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 영해에 관측된 낙탄은 없는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은 동·서해상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경고 통신을 수차례 실시했다.

합참은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이날 새벽에도 포병 사격으로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오전 1시 20분~25분쯤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 상으로 130여 발, 2시 57분~3시 7분까지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40여 발의 포병 사격을 가했다. 이때도 탄착 지점이 9·19 합의에 따른 NLL 북방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로 파악됐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 30분쯤부터 이날 0시 20분까지 북한 군용기 10여 대가 우리 군이 유사시를 대비해 북한 상공에 설정한 전술조치선(TAL) 이남까지 내려와 위협 비행을 했다.

특히 이들 군용기는 TAL 이남 서부 내륙지역에서 9·19 합의에 따라 설정한 비행금지구역 북방 5㎞(군사분계선 북방 25㎞) 인근까지, 동부 내륙지역에서는 비행금지구역 북방 7㎞(군사분계선 북방 47㎞)까지 접근했다.

북한은 이어 이날 오전 1시 49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비행거리는 700여㎞, 고도는 50여㎞, 속도는 약 마하 6(음속 6배)으로 탐지됐다.

북한이 군용기 10여 대를 동원해 서·동부 비행금지구역 인근까지 접근해 위협 비행한 데 이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미사일 도발 직후인 오전 2시 17분쯤 인민군 총참모부 명의의 발표에서 “전선 적정(적에 대한 정보)에 의하면 10월 13일 아군(북한군) 제5군단 전방지역에서 남조선군은 무려 10여 시간에 걸쳐 포사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연쇄 도발에 국가안보실은 김성한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우리의 정당한 사격 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면서 해상완충구역 내 포사격을 감행하고, 위협비행 및 탄도미사일 불법발사 등 적대행위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 도발에 대해 나름 빈틈없이 최선을 다해서 대비태세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한일 북핵수석대표들도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즉각 성명을 내고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위 약속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과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연이은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정부는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대북 제재 회피에 기여한 북한 인사 15명과 기관 16곳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