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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주 완료한 정비사업은 총 9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도곡삼호(915억원), 부산명륜(1890억원), 고덕아남(3475억원), 금호벽산(2830억원) 등이다. 연말 실적을 합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수주실적 1조원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모습에 관심을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의 정비실적을 따져봤을 때 업계의 1위를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2018~2019년 정비사업 최종입찰에 단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었던 만큼 이런 태도 변화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변화는 BI(브랜드 이미지) 변경에서 두드러진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래미안 BI를 14년 만에 변경했다. 올해 하반기 입주하는 래미안 단지부터 변경된 BI가 적용될 예정이다. 지난 6월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개편하고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트렌드를 맞춰나가는 내부 움직임도 포착됐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수주에 뛰어든 배경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개정을 꼽고 있다. ‘삼성’의 이미지 하락을 막기 위한 내부 통제 규율이 높은 탓에 시장 수준의 홍보가 불가능했는데, 정부가 2018년 도정법 개정으로 수주 과정에서 비일비재했던 금품·향응 제공을 차단하면서 시장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비사업 수주와 관련한 내부 규제가 엄격했던 상황에서 시장 경쟁력이 떨어졌던 부분이 있었다”며 “지난해부터 도시정비사업법 규제가 보다 엄격해진 데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홍보가 주요 수단으로 떠오르자 오히려 경쟁이 수월해 졌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민감한 정비업계 ‘긴장’
정비업계에선 ‘래미안’의 귀환에 긴장하고 있다. 브랜드에 민감한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래미안은 여전히 ‘흥행 보증 수표’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5년간 주택사업에 소극적이던 삼성물산의 수주 기조에도 불구하고, ‘래미안’은 국가고객만족도조사 아파트 부문에서 1위를 이어가는 등 압도적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도 정비사업에 적극적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첼리투스와 함께 이촌동 일대를 ‘래미안 타운’으로 조성한다는 전략으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을 노리고 있다. 서울 이촌1동 이촌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도 단독입찰하면서 수주 가시권에 있다. 한남3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한남동 재개발 사업지와 여의도 일대도 삼성물산이 충분히 눈여겨볼 만한 곳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강남과 여의도 등에선 주민들이 고급화와 프리미엄 아파트 단지로의 변신을 원하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 등이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강화 움직임이 눈에 띄는 만큼 정비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