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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찾은 투표소는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었다. 코로나19 탓에 폐쇄돼 있는 평소 도서관 모습 그대로였다. 넓은 주차장은 차 몇 대만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었다. 기자가 약 20~30분 주변에 있었으나, 투표하러 오는 사람들은 없고 주변 정원을 정비하는 인부들만 4명 있었다. 이들에게 ‘오늘 투표하러 많이 왔냐’고 묻자, “한두명씩 보이기만 했을 뿐 많지 않았다”며 “아마도 (우편투표 등을 통해) 미리 투표를 다해서 그런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코로나19 탓에 1억명이 넘을 정도로 사전투표는 전례 없이 폭증했지만, 정작 대선 현장투표 당일은 선거인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썰렁했다.
뉴저지주 인근 뉴욕주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맨해튼에서 근무하는 한 인사는 “오히려 사전 현장투표 때 더 열기가 뜨거웠던 것 같다”며 “당일날은 줄이 서있는 투표소를 찾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 대선 풍경을 뒤바꿔놨다. 사전투표의 열기 속에 현장투표가 시들했던 점 외에도 과거에는 볼 수 없던 투표소 광경이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는 많은 지역의 투표소에서 일하는 노인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연령인 만큼 지원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일자리는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대신했다. 일리노이주 존슨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는 “2200명의 유급 근로자 중 1700명이 젊은 사람들로 대체됐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는 “시급 16.47달러를 지급하는 만큼 실직자들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투표하는가 하면, 터치스크린을 조작할 때 면봉을 이용하는 곳도 많았다. 이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교외 지역에서는 지난 대선과 달리 투표를 기다리는 대기 줄이 천천히 줄어들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투표소 직원들이 유권자 한 명이 투표를 끝낼 때마다 기기를 소독했기 때문이다. 또 미주리주를 포함한 대다수 지역의 투표소에 유리 칸막이를 설치했다. 아울러 필라델피아주에서는 장갑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면봉을 각각 유권자들에게 지급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와 로스앤젤레스(LA)에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대형 스포츠 경기장을 투표소로 활용했다.
WSJ는 “코로나19는 올해 미국인들의 투표 방식을 뒤바꿔놨다”며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토론하며 쿠키와 커피를 나눠 먹는 풍경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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