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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언제나 ‘안티 트럼프’였다”며 “그런 이유로 가짜 뉴스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안티 트럼프였다”고 페이스북과 일부 언론의 야합 의혹을 제기했다. 전날엔 미국프로풋볼(NFL)의 흑인 인권을 강조하는 취지의 ‘국가연주 도중 무릎 꿇기’ 행위에 대해 “금지규정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선 북한을 겨냥해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 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로켓맨’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전통적 지지층인 백인, 보수층의 정서와 맥이 닿아있다. 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의식은 지난해 8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대응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굻고 앉은 것에서 시작됐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애국심이 결여됐다. 개새끼”라고 욕설을 했는데 이에 분노한 NFL 선수 100여명이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거나 팔짱을 끼는 등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연주 중 무릎 꿇기는 인종과 무관하다. 국가와 국기에 대한 존경의 문제”라며 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페이스북과 일부 언론의 야합 의혹을 제기한 것도 편 가르기란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와 적대적인 언론인 NYT, WP와 반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야합으로 엮어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는 것이다.
그는 NYT와 WP를 ‘가짜 뉴스’라며 맹비난해왔고, 최근 페이스북이 ‘내부 조사에서 러시아 관련 세력이 여론 분열 광고 3000여 개를 집행하는 데 10만달러(1억1000만원)를 쓴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하자 “러시아 사기”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유엔총회 연설도 국내 정치용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사전에 준비된 원고로 백악관 내 극우 성향 참모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정책보좌관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발언이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MS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들은 만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반트럼프 진영의 반발만 거세지게 됐다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