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이달 들어 휴젤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균주 논란과 경영권 분쟁 등이 더해지며 지난해 4분기부터 뒷걸음질쳤던 주가는 최근 기관투자가의 매집 덕에 낙폭을 만회하는 모습이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29만2000원까지 하락했던 휴젤 주가는 최근 엿새 만에 18.9% 올랐다. 이 기간 기관은 누적 순매수 5만주를 기록했다. 153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기관이 코스닥에서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인 상장사다. 기관은 지난달 6일부터 지난 3일까지 19거래일 연속으로 휴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올해 휴젤 실적이 좋을 것으로 판단한 기관이 꾸준하게 투자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관세청의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보톡스 수출은 1618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4.6% 증가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별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홍콩, 중국, 태국, 일본, 브라질, 이란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휴젤은 러시아를 시작으로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 허가를 받으면서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휴젤이 올해 매출액 1640억원, 영업이익 86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정치보다 32%, 52.4% 늘어난 규모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휴젤은 러시아연방보건성으로부터 ‘보툴렉스’ 판매를 허가받았다”며 “브라질과 멕시코 등에서도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휴젤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과 별개로 움직였고 기관은 저가 매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최근 주가가 실적 전망을 반영하지 못한 이유는 균주 논란이 벌어지면서 차익 실현 기회를 엿보던 외국이 서둘러 비중을 축소한 탓이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해 10월 보톡스 균주 출처를 밝혀야 한다며 경쟁업체를 압박했다. 휴젤은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처분하는 음식물을 수거해 혐기 배양한 끝에 균주를 확보했다고 맞섰다. 균주 논란이 자칫 보톡스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게다가 지난달 동양에이치씨 외 14명이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내면서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동양에이치씨는 문경엽 휴젤 대표를 해임하는 건을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시했다. 경쟁사 견제와 내부 분란 등을 이유로 외국인은 빠르게 휴젤 주식을 처분했다. 지난해 9월 외국인이 보유한 휴젤 지분율은 36%를 웃돌았지만 4개월만에 22.4%로 13%포인트 이상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