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새누리당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7·30재·보궐선거 최대접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또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설장을 상대적 취약지역인 수원정(영통구)에 전략 공천키로 했다. 하지만 친박주류 지도부의 이러한 등판 요구에 이른바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 전 지사는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했고, 임 전 실장은 ‘고민하겠다’며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김 전 지사에 대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동작으로 모셔와야 한다는 게 공천관리위원회의 판단이고, (김 전 지사의 불출마 시) 차선책은 없다”며, 공개적으로 출마를 요청했다. 윤 사무총장은 또 “동작을 선거구는 재보선 15곳 중 유일무이한 서울이고, 큰 선거에서 이겨야 이기는 것”이라며 “당이 어려울 때 당의 깃발로 나서는 게 진정한 당인(黨人)”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차출론에도 김 전 지사는 ‘불출마’ 의지를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김 전 지사 측 인사들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보궐선거 출마 의사는 없다”면서 “국민속에서 새 시대를 준비할때까지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도지사 임기 마무리 후 첫 외부일정으로 오는 4일 소록도 봉사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김 전 지사는 행보는 그동안 거론된 전당대회 또는 재보선 출마 대신 ‘민생 행보’를 펼치며 차기 대선 준비를 밟아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또 경기 평택을 재선거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임태희 전 실장에 대해선 수원 영통 전략공천 방침을 세웠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임 전 실장은 새누리당의 간판스타이고 세상이 다 아는 경제전문가”라며 “수원영통은 경제전문가가 필요한 경제선거구이고 임 전 실장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이와관련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주요 당직자를 지낸 사람으로 당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완전히 외면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함께해온 분들과 의논하고 당의 상황도 의견을 나누면서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며, 사실상 수원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수원 영통은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진표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공석이 된 지역구로 야권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곳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새정치연합에서는 백혜련 전 검사, 박광온 대변인, 이용득 최고위원 등 7명이 공천을 신청한 반면 새누리당에서는 공천 신청자가 없었다.
한편 새정치연합도 최대격전지인 서울 동작을 공천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에 대한 전략공천설이 나돌면서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 등 다른 출마자들이 강력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31명의 의원이 허 전 위원장 지지성명을 내기도 했다. 6·4 지방선거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을 전략공천하며 후폭풍을 겪었던 새정치연합으로서는 당내 역학관계는 물론 김문수 전 지사의 출마 여부 등 복잡한 변수까지 모두 고민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영남지역에서 관심을 모으는 부산 해운대·기장갑은 새누리당에서 15명이 무더기로 공천을 신청한 가운데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여권의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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