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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청년도 원금 2.6배 불렸다…美개미들 'AI 에이전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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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9.07 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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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웨불, AI 연결 기능 잇단 출시
19세 투자자, 몇 달 만에 원금 2배 이상
"소수 종목 쏠려 변동성 키울라" 경고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의 미용사이자 전업주부인 콜린 에즈먼의 주방 식탁 위 노트북에는 알렉스와 세라, 엘레나가 산다. 그가 이름을 붙여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다. 알렉스는 유망한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찾아 시장을 훑고, 세라는 매일 장 마감 전 보유 포지션을 점검하며, 엘레나는 주간 성과 보고서를 쓴다. 에즈먼은 “마치 헤지펀드처럼 굴러간다”며 수익률도 자신이 직접 굴리는 계좌를 앞선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AI 에이전트에 주식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맡기는 개미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딩을 몰라도 몇 줄의 지시문만으로 매매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다.

(사진=AFP)
(사진=AFP)
“개인이 미니 헤지펀드가 되고 있다”

로빈후드와 웨불 등 주로 개미투자자들을 고객으로 삼고 있는 미국 증권사들은 클로드나 코덱스 같은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했다. 연결만 하면 에이전트가 알아서 자산을 사고파는 식이다. 유가가 오르면 에너지주를 사라거나, 옵션이 일정 수익을 내면 팔라거나,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 글을 지켜보며 시장 신호를 잡아내라고 시킬 수도 있다.

데이터를 걸러 시장 신호를 잡고 자동으로 주문을 내는 방식은 원래 ‘퀀트’라 불리는 전문 투자자들의 영역이었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기술에 밝은 소수의 전유물이기도 했다. 업계가 그리는 목표는 여러 에이전트가 팀을 이뤄 옵션 매매부터 절세 전략까지 전부 자동으로 돌리는 것이다.

온라인 증권사 무무의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인 닐 맥도널드는 “이 사람들은 미니 헤지펀드가 되고 있다”며 “혁명적”이라고 평가했다. 무무는 지난 4월 에이전트 매매 기능을 열었는데, 연말이면 전체 거래량의 20%가량이 에이전트를 통해 체결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성과를 본 사례도 있다. 열아홉 살 투자자 딘 아렌스는 코덱스 에이전트에 방대한 옵션 거래 자료를 뒤져 기관 투자자가 낸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주문을 찾아내도록 했다. 에이전트는 각 거래에 점수를 매기고 ‘확신도 높은 거래’를 골라 자금을 넣는다. 아렌스는 이 방식으로 계좌 잔액을 몇 달 만에 3000달러(약 405만원)에서 8000달러(약 1080만원)로 불렸다며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돈을 버니 좋다”고 했다.

“AI는 위험을 감수한다”

투자자들이 꼽는 최대 장점은 감정을 걷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전업 옵션 트레이더인 에인절 구티에레스는 “지금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지 고민하지 않게 된다”며 “감정 없는 소프트웨어 버전의 나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배포한 워킹페이퍼에 따르면 투자 전략을 짜보라는 요구를 받은 AI 모델들은 소수 종목에 몰린 포트폴리오와 고평가 주식, 언론에 많이 오르내리는 기업을 추천했다. 연구진은 “AI는 위험을 감수하고, 좁은 범위의 자산을 추천하며,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데도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투자보다 나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퀀트 트레이더 출신인 아이린 앨드리지는 같은 공개 데이터를 훑는 에이전트가 널리 쓰이면 비슷한 포지션으로 몰리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여러 퀀트 펀드가 동시에 매도에 나서며 큰 손실을 낸 ‘퀀트 붕괴’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가 됐던 것처럼, 전문가들도 피하지 못한 위험이다.

증권사들은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고 강조한다. 로빈후드는 AI가 굴리는 포트폴리오를 별도 계좌에 담고 매매가 일어날 때마다 알림을 보낸다. 앨드리지는 “개인 투자자에게 이건 진짜 돌파구”라면서도 “위험은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즈먼은 에이전트 매매가 더 쉬워져 쉰일곱 살인 어머니가 은퇴 후 용돈을 벌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그는 “이건 사람들이 돈 버는 방식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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