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만 이은 아시아 반도체 허브 ''야심''
인도의 실리콘밸리 ''벵갈루루''…투자 러브콜
크리스 밀러 "하룻밤 사이 어려워…10년 소요"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인도가 새로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으로 도약하기 위한 야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AMD 등 세계적인 테크 기업들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인도 정부와 손 잡고 있다. 인도는 한국과 대만에 이은 아시아의 ‘반도체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최첨단 기술 노하우가 필요한 만큼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 |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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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쟁’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최근 인도 매체 AIM와 인터뷰에서 “인도는 하룻밤 사이에 대만 수준으로 올라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 대만 같은 국가는 지금의 반도체 산업을 구축하는데 1970년대부터 수십 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인도는 성장 잠재력을 인정 받으며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인도의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803억달러(약 116조5300억원), 2030년에는 1100억달러(약 159조6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CAGR) 17.1%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중 무역전쟁 속 신흥 반도체 공급망 역할론도 거론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에 힘입어 2030년까지 1000억 달러를 투자하며 제조업 선두를 쫓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이들의 반도체 거점은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성장 중인 미국 AMD는 2028년까지 4억달러(약 5300억원)을 투자해 벵갈루루에 반도체 디자인 센터를 설립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도 뱅갈루루 연구소를 해외 연구개발(R&D) 거점 중 하나로 삼고 있다.
 | | ‘반도체 전쟁’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가 지난달 인도 매체 AIM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A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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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초기 단계에 진입한 인도를 두고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하긴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부터 최첨단 기술로 불리는 2나노에서 승부를 볼 전망인데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국가가 성장하긴 장벽이 너무 높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도 제조업을 놓고 있다가 라피더스로 바로 2나노에 돌입한 탓에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며 “인도 엔지니어 인력이 많지만 노하우가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밀러 교수는 인재 개발과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인도는 칩 설계에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제조, 테스트, 패키징 분야로 확장하려면 여러 분야에 걸친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교육적 배경, 인턴십, 업무 훈련을 통해 이런 재능을 키우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성장 속도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본격적인 시설을 구축하려면 아마도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