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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컨테이너에 XM3 3대가'..르노코리아 부산공장 가보니

김성진 기자I 2023.05.18 18:00:00

車운반선 부족하자 컨테이너 활용
XM3 3대 선적..비용 10% 절감
여러 주주 거치며 위기 대응 DNA 보유
4개 플랫폼서 7개 차종 혼류생산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컨테이너선이 자동차 운반선보다 비용이 10% 절감됩니다.”

지난 16일 찾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엔진공장 주변 유휴부지에서는 르노코리아의 부활을 이끈 XM3(수출명 아르카나)를 컨테이너 박스에 싣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나란히 주차된 화물차 두 대 위에 놓인 컨테이너 박스로 XM3가 차례로 들어갔다. 첫 차량이 후진으로 들어가면 나무 지지대로 바퀴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벨트로 조이는 작업이 이뤄졌다. 이후 사다리 모양의 철제 받침대가 보닛 위에 설치되면 그다음 차량은 그 위를 타고 올라가는 식으로 한 컨테이너 박스에 총 3대가 들어갔다.

르노코리아 수출차량 XM3 컨테이너 적입 모습.(사진=르노코리아.)
이선희 르노코리아 완성차 물류 담당은 “기존 방법으로는 차량 2대밖에 실을 수 없지만 이렇게 사다리 받침대를 활용해 차량을 올라타는 방식으로 총 3대를 싣는 방법을 고안해냈다”며 “이 방법을 활용하면 현재 자동차 운반선을 활용하는 것보다 비용을 1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 수출차량 XM3 컨테이너 적입 모습.(사진=르노코리아.)
XM3는 신차 부족으로 판매량 급감을 피하지 못했던 르노코리아의 부활을 이끈 차량이다. 2016년 9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내놓은 지 무려 3년5개월 만인 2020년 초에 출시한 신차로, XM3 출시 이후 멈췄던 르노코리아의 공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고 수출물량도 대폭 늘어났다. 2020년 11만2000대에 불과하던 생산량은 XM3 덕분에 2022년 16만8000대까지 회복했다.

컨테이너 박스에 3대를 실은 경험이 없다 보니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꼼꼼한 준비 작업이 이뤄졌다. 이 담당은 “실제로 차를 실어 프랑스 르아브르 항에 보낸 결과 단 한 번도 품질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며 “컨테이너선을 활용한 수출은 이번달 1700여대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 수출물량의 10%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4개 플랫폼에서 7개 차량 생산…남다른 유연성

이 같은 유연한 위기 대응능력은 르노코리아가 보유한 고유의 DNA 덕이다. 과거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중국 지리자동차의 지분 투자 등 복잡한 주주들의 참여로 르노코리아는 애초부터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차종을 생산해내는 유연성을 기를 수밖에 없었다.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은 4개 플랫폼을 활용해 최대 7개 모델을 동시에 혼류생산 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 조립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모습.(사진=르노코리아.)
XM3의 컨테이너 선적 시연에 앞서 진행된 공장 투어에서는 르노코리아의 이러한 능력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투어는 프레스→차체→조립→엔진 순으로 이뤄졌다. 차량에 사용되는 강판의 금형 작업부터 차체가 만들어지고 다양한 부품들이 조립되는 모습들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르노코리아 부산 엔진공장에서 부품을 싣고 돌아다니는 무인운반차(AGV).(사진=르노코리아.)
특히 조립 공장에서는 한 라인에 SM6, XM3, QM6 등 세 가지 모델들이 동시에 생산됐다. 5만6000㎡의 면적에 750명이 종사하는 조립공장은 연간 30만대, 1시당 60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224대에 달하는 무인운반차(AGV)였다. AGV들이 수시로 공장을 돌아다니며 조립에 필요한 각종 부품들을 작업자들에게 조달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생산라인에서도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게 르노코리아의 설명이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르노그룹 내에서 탁월한 품질관리로 최상위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 공장 품질관리 종합평가(PHC)에서 5.0 만점에 차량품질은 4.7점, 공정관리는 4.4점을 받았다. 품질 부적합 비율은 르노그룹 내 2위며, 고객 관점에서 이뤄지는 품질검사는 르노그룹 내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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