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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늪’에 빠진 호텔롯데, 경영정상화+IPO로 반전 나선다

윤정훈 기자I 2021.02.26 13:22:47

호텔롯데, 작년 총부채비율 162.5%…전년比 31%p 증가
채무보증액도 2조 7878억 큰폭 상승하며 재무 악화
유통 계열사, 오프라인 사업 효율화와 온라인 강화로 돌파구
롯데렌탈 IPO 추진, 최대주주 호텔롯데에 긍정적 영향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가 빚더미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유통·면세·호텔 등 주력 사업이 휘청이면서 호텔롯데의 재무상황이 급격히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올해 롯데렌탈의 기업공개(IPO)와 유통 계열사 경영정상화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26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회사의 총부채는 12조 2154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8.4%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30.9%에서 162.5%로 31.6%포인트 늘었다.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상황에 지난해 9월 미국 시애틀 호텔을 개장하는 등 투자를 이어간 것이 재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당시 미국 내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롯데가 시애틀 호텔 개관을 연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호텔은 시애틀 호텔 오픈을 강행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반등을 도모하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의 채무보증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 면세·호텔 계열사의 금융권 대출이 대규모 증가한 까닭이다. 이 금액은 지난달 기준 2조 7878억원으로 전년(2조 4658억원) 대비 13% 늘었다. 늘어난 만큼 호텔롯데의 재무적 부담이 커졌고 이는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12월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올 초 호텔롯데에 대해 실사했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업부별 투자 지출에 따른 차입의 증가와 호텔의 공급량 증가, 시내면세업자 추가선정 등에 따른 경쟁 심화 시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13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2021 상반기 첫 사장단 회의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롯데)
호텔롯데는 올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실적 반전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개최한 상반기 사장단회의에서 “올 2분기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통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구조조정과 온라인 시장 개척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희태 대표 체제의 롯데쇼핑은 백화점, 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사업 효율화 작업을 지속한다. 이와 함께 온라인몰 ‘롯데온’을 재정비해서 쿠팡, SSG닷컴 등 경쟁자 추격에 나선다.

호텔롯데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부는 비용을 줄이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달로 끝나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연장도 안했다. 터미널에 지출하는 고정 임대료 비용 등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롯데면세점은 하반기 이후 코로나19에서 회복되면 예정됐던 해외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다낭, 하노이 시내면세점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렌탈의 기업공개(IPO)도 호텔롯데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롯데렌탈이 안정적으로 상장하면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상승할 수 있다. 시장은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를 2조원 규모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면세, 호텔 등 사업이 코로나19에 흔들리면서 호텔롯데의 IPO가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위드 코로나’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실질적인 반등 시기는 코로나19에서 확실하게 벗어나는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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