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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정은 권오석 기자] 루싱하이 중국중앙방송(CCTV) 서울지국장은 13일 남북통일을 원한다면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루 지국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새로운 판에 대비하라’라는 주제로 각 국의 외신기자들과 토론했다. 토론에는 안톤 숄츠 독일 PD & 기자, 카미야 타케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이 참여했으며, 안승찬 이데일리 국제경제팀장이 진행을 맡았다.
루 지국장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특파원 생활을 했는데,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비롯해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거의 전쟁까지 가는 긴장상태가 지속됐음에도 한국에서는 통일을 말했다”며 “이는 한국인이 얼마나 통일에 절박한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통일이 되면 좋을테고, 언젠간 하겠지만 아직까지 준비단계 필요하다고 본다”며 “정치판에선 여야가 싸우고, 사회적으로도 촛불집회니 태극기집회니 갈등 심한데, 이 상태에서 한국이 통일한다면 북한 사회와 어울릴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루 지국장은 “독일도 통일의 좋은 모델이지만, 중국과 대만의 관계인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제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일국양제’는 하나의 국가에 두 개의 체제를 허용한다는 뜻으로,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를 공존시키는 방식을 말한다. 중국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일국양제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현재는 홍콩·마카오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루 지국장은 “지난 40년 동안 중국과 대만 사람들은 왕래를 하고 장사도 하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하고 있다”며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게 통일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대만은 40년이 지나도 갈 길이 먼데, 남북도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더 가져야한다”며 교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제 중국은 대만을 일국양제 하의 지방정부로 간주하고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며, 대만의 국제적 고립 유도를 통한 흡수통일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 루 지국장은 “각자 나름 입장이 있겠으나 난 다른 입장서 얘기하고 싶다”며 “‘전쟁’이라는 수식어를 썼는데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언론도 불난집에 부채질만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모두 어느편에 줄을 서야 하나 생각만 하고 전쟁을 막으려고는 안 한다”며 “이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루 지국장은 중국 최대 공영방송 CCTV의 지국장이다. 2010년 서울 지국이 문을 열때부터 한국에 머무르며 한반도문제를 비롯한 정치, 사회 뉴스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