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구입한 개인 물품이 수시로 대한항공 비행기를 통해 국내로 반입됐다는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 물품은 특수화물로 분류됐으며 대한항공 총수 일가를 의미하는 ‘KIP’(Koreanair VIP) 코드로 관리됐다. 물품 가운데는 가구나 의류, 인테리어 소품, 식품 등 명품과 생활용품 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물품은 운송료를 내지 않기 위해 특히 개인 물품임에도 대한항공 회사 물품을 의미하는 ‘INR’(Internal Non Revenue) 코드로 취급되는가 하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면세 품목인 항공기 부품으로 둔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들여온 물건은 사내 의전팀 등 직원을 동원해 공항 상주직원 통로로 빼낸 뒤 평창동 자택으로 전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익명 게시판에서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들에 의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관계자는 “제보들 중에는 사실 관계가 확실치 않은 않은 것들도 상당수 뒤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현재 관세 포탈 의혹을 확인 중에 있으며, 혐의가 어느 정도 드러나면 정식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관세법(269조)에 따르면 물품을 세관 신고서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앞서 조현민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을 맡은 H사와의 회의 중 광고팀장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조 전무가 회사 임직원들에게 폭언을 하는 음성 파일이 공개되는 등 추가 폭로가 잇따랐다. 아울러 조 전무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의 갑질 폭로도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1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갑질 문화는 채용 비리와 함께 국민 삶과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불공정 적폐”라고 지적하는 등 한진가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커졌다.
경찰은 지난 19일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조 전무의 변호인을 통해 압수한 휴대전화를 국과수에 의뢰했다. 만약 조 전무가 유리컵을 던진 것이 확인되면 특수폭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폭행과 달리 특수폭행 혐의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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