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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늦은밤 아픈아이 진료 막아선 ‘나쁜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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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17.04.27 12:00:00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의도적 방해
공정위, 과징금 5억원 부과 및 검찰고발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법정 최고 과징금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야간, 휴일 소아 진료를 지원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취소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사업을 방해한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소청과의사회: 회장 임현택)가 경쟁당국으로부터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청과의사회가 구성원인 의사들의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참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시정조치 및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소청과의사회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은 소아환자가 야간, 휴일에도 응급실이 아닌 일반 병원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보건복지부는 평일 밤 11~12시, 휴일 18시까지 진료하는 병원을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해 정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야간에 비싼 응급실 비용을 내지않고도 저렴한 요금에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가고 있지만 현재 달빛어린이병원은 단 19곳에 불과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뒷 배경에는 수익 감소를 우려한 ‘나쁜의사들’의 조직적인 방해행위가 있었다. 1990년에 설립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의 단체인 ‘소청과의사회’는 달빛어린이병원이 확대되면 다니던 병원을 가지 않고 달빛어린이병원만 찾게 돼 동네 소규모 의원들이 폐업 위기에 처한다는 논리로 의도적으로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확대를 막았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해당 사업을 취소하도록 압력을 생하해 결국 사업을 취소하게 했다. 또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를 계속할 경우 소청과의사회의 회원자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징계안을 결의하고 회원들에게 통지하기도 했다. 회원자격이 제한되면 소청과의사회가 개최하는 연수강좌, 의사회 모임에 참여할 수 없고 소청과의사회 내 선거권·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사실상 달빛어린이 병원 참여 의사를 ‘왕따’ 시킨 셈이다.

이외 의료기기·소모품을 살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페드넷’에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의사들은 접속제한을 하도록 요청해 병원운영과 진료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도록 했다. 또 달빛어린이병원 참여 의사들의 개인정보를 페드넷에 노출해 비방글을 작성하고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런 조직적인 방해행위로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이 제대로 될리가 없었다. 2014년부터 2년간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에 참여한 17개 병원 중 7개 병원이 사업을 취소했고, 이중 5개 병원은 소청과의사회의 방해로 사업을 취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법 제26조(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이 의료전문가 집단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고 의료서비스 혜택을 직접적으로 차단해 국민건강과 보건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의 법정 상한액인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까지 하기로 결정했다.

정희은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경증 소아환자가 야간에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진료비는 일반병원의 3∼4배에 달하는 반면 대기시간이 길고 우선적 진료를 받기 어려운 불편함이 있다”면서 “이번 조치를 통해 의료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질서가 정착되고, 야간·휴일 소아환자 등에 대한 의료서비스 확대의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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