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SK하닉, 사상 첫 시총 300조
10일 엠피닥터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000660)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8.22% 오른 4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3만9250원을 찍으며 최고점 기록을 새로 썼다.
시총은 311조5850억원으로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6월 시가총액 200조원을 처음 넘어선 뒤 4개월여 만에 300조원 돌파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난해 말(126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이 채 되지 않아 180조원 이상 불어났다. 이에 힘입어 SK그룹 시총도 418조6690억원 기록하며 400조원을 돌파했다. 장중 42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은 SK하이닉스의 창립 42주년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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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주가 고공행진은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감, 공고한 HBM 시장 주도권,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협력 등의 영향 덕이다. 5세대 HBM3E에 이어 6세대 HBM4 역시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할 게 유력한 와중에 최근 예기치 못한 범용 메모리 품귀현상까지 빚어지면서 주가는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추석 연휴 기간 오픈AI, AMD 등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소식이 촉매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1년 전보다 60%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최근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류를 감안하면 4분기 실적은 더 뛸 것으로 보인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는 강력하다”며 “이번 사이클이 더 길고 강력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SK의 오랜 꿈”…공격 투자 결실로
SK하이닉스의 급성장은 SK그룹 인수와 궤를 같이 했다. 2012년 SK그룹 편입 직전인 2011년 당시 약 13조원이었던 시총은 꾸준히 우상향해 2021년 1월 8일 100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SK하이닉스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 급부상한 계기가 됐다. 메모리 시장 침체로 2023년 3월 중순께 55조원대까지 쪼그라든 적이 있었지만, 이후 HBM 등 AI 고부가 제품들이 뜨면서 시총 규모는 다시 급격하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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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저에는 최태원 회장의 뚝심 투자가 자리했다. 최 회장이 2011년 12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확정 직후 임직원들과 만나 “오랜 꿈이 실현됐다”고 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2010년대 초반 3조원 초반대였던 연간 투자액은 2022년 19조7000억원, 2024년 17조9000억원 등 연간 2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최근 이익 규모가 커지는 만큼 투자 규모는 덩달아 불어날 게 유력하다. 최 회장은 재계에서 AI에 가장 ‘진심’인 기업인으로 손꼽힌다.
재계 한 인사는 “SK그룹의 반도체 산업 진출은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오랜 꿈이었다”며 “이제 서서히 그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SK그룹은 1978년 10월 구미 전자단지 인근 반도체 전문단지에 선경반도체를 출범시켰지만, 제2차 오일쇼크 등으로 1981년 7월 사업을 접은 ‘아픈 역사’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