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병산서원에 한 드라마 촬영팀이 ‘못질’을 해 문화재 훼손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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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건축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병산서원에서 촬영한 한 촬영팀은 드라마 소품을 병산서원 만대루 기둥 상단에 설치하며 못질을 했다. 민 건축가는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탭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며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탭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촬영 스탭들은 “안동시 허가를 받았다”라며 적반하장으로 화를 냈다고 한다. 민 건축가는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허가를 내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며 “문화재를 훼손해도 좋다고 허가했느냐고 따져 물으니 그제서 당황한 공무원이 당장 철거 지시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부연했다.
민 건축가는 “전통 문화재라면 먼저 문화재청에 신고를 하고 문화재청 자문위원이 촬영 현장에 입회한 후에 (촬영) 절차를 지켜보는 것이 원칙”이라고 짚었다.
또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문화재를 촬영 장소로 허락해 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