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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금통위원으로 장용성 교수·박춘섭 사무총장 내정(종합)

최정희 기자I 2023.04.05 15:45:00

주상영·박기영 위원 20일 임기 만료
대통령 승인만 거치면 바로 금통위원으로 임명
금통위원 7명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채워져
금리 올릴대로 올린 금통위, ‘비둘기’ 성향 강해질까

[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차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후보로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추천됐다. 보수 성향의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만큼 향후 금통위 색깔에 ‘비둘기(완화 선호)’ 성향이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장용성 교수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천으로, 박춘섭 사무총장이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추천으로 금통위원 후보가 됐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주상영·박기영 위원의 자리를 이어받을 예정이다. 금통위원직은 주요 기관장의 추천과 대통령 승인을 거쳐 최종 임명되고 발령 즉시 금통위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장용성 교수는 1966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 학사와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로체스터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제학과 조교수를 시작으로 학계에 입문했으며 현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겸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장을 지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연준)에서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경험이 있고 현재 연준의 롱텀 컨설턴트(Long-term Consultant)로서 활동하고 있다.

장 교수는 윤석열 정부 들어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 분과장으로 활동하고 윤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25 세계경제학자 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아 대회 유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특히 그는 노동 경제학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학자로서 기존 금통위에 부족한 ‘노동 경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그는 작년 2월 ‘생산, 고용, 물가 관계의 변화’라는 논문에서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충격이 커지면 물가, 고용이 동시 악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 장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낮은 자가주거비 비중 등으로 물가지표에 실제 물가 상황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금통위원 후보에 오른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정통 예산맨’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1960년생으로 대전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무역학 학사, 영국 맨체스터대 경제학 석사를 지냈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주로 예산분야에서 활동하며 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을 거쳐 조달청장을 지낸 후 2018년 퇴직했다가 다시 작년부터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지내고 있다. 박 후보는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모두 중요한 목표가 경제 안정과 성장, 발전에 있다”며 “제가 강점을 가진 재정·예산 분야에서 지난 30년간 쌓인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통화정책 효과가 잘 나타나도록 하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장용성 교수, 박춘섭 사무총장이 차기 금통위원으로 임명될 경우 7명 금통위원 모두가 서울대 출신으로 채워지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이승헌 부총재, 조윤제, 서영경, 신성환 등 6명이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차기 금통위원으로 금통위가 구성될 경우 금통위 성향이 어떻게 조정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한은이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3%포인트나 올리면서 금리 인상 종료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데다 두 후보 모두 정부 정책 기조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에서 비둘기 성향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금통위원 자리는 차관급 예우를 받는 데다 임기 4년이 보장되며 3억원이 넘는 연봉, 개인 집무실, 비서, 차량 등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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