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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평등한 기회·공정한 과정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5일 발표했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332개 공공기관과 149개 지방공기업은 향후 공개채용 시 새로 만든 입사지원서 및 면접에서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항목을 삭제한다”면서 “입사지원서에서 출신지역, 가족관계, 신체적 조건(키·체중·용모·증명사진 부착), 학력 등에 대한 요구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입사지원서는 채용직무와 관련된 지식·기술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교육·훈련, 자격, 경험 등의 항목을 구성했다.
정부는 면접의 경우 개인의 경험을 들어보는 ‘경험면접’과 직무에 대한 예시를 주고 해결책을 듣는 ‘상황면접’을 통해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공공부문 공개채용 외 경력채용에서도 활용된다.
정부는 블라인드 채용을 민간 기업으로 확산하기 위해 가이드북을 마련하고 채용 컨설팅 및 인사담당자 교육을 지원한다.
다음은 이성기 고용부 차관과의 일문일답이다.
△공공부문은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는 게 이해가 가는데 정부주도로 민간부문에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는 것은 민간의 자유권 침해할 수 도 있다고 판단된다. 왜 민간까지 확대하려고 하는지.
-민간부분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라 공공기관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민간에 대해서는 가이드북을 제작해 참고하도록 할 것이다.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에 블라인드 채용 추진에 대한 철학이 민간부문에 확산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바람들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에서 노력을 하겠지만 공공부문의 선례를 토대로 해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보면 이 같은 내용이 들어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물리는 내용이 있다. 이건 법사위에서 과도한 민간에 대한 규제로 보고 있고 전 고용부 차관이 과도한 이에 동의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달리 보게 된 계기가 있는지. 이미 계류 중인 법안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
-(전 차관이) 과도한 규제라는 것에 동의했다는 것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관련 법이 법사위에 계류 중인 것은 맞다. 이런 법들이 법사위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다시 한 번 추진해보자는 것이다. 일단 블라인드 채용 확산 추진단을 구성하고 제가 단장을 맡고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도 참여할 것이다. 관계부처 뿐 아니라 전문가, 기업들의 이야기를 참고한 정부안이 나올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법사위에 계류 중인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기존 취업준비생들과 블라인드 지원자들의 차별성 논란은 계속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있는지.
-(블라인드 채용이) 현재 공공기관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선 제도의 그늘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큰 변화라기보다는 모든 취준생들에게 기회를 평등하게 주고 선발과정은 공정하게 가져가자는 블라인드 채용 철학을 이해한다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준비해온 실력들을 공정한 과정을 통해 보여줄 수 있다면 전혀 다른 절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2015년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채용을 통해 응시원서가 바뀌었는데 이번에 바뀌는 것은 어떤 게 있는가.
-이전 것(응시원서)은 권고 사항이었고 이번 입사지원서는 공공부문에서 의무적으로 채택하는 것이다. 이번 입사지원서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명과 사진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진이 증명사진을 말하는 것인가.
-응시원서에 증명사진을 붙이는 데 이를 붙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외규정에서는 사진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블라인드 채용 취지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
-우선 입사지원서에 사진은 붙이지 마라는 것이다. 다만 공무원 시험과 같이 서류전형 없이 공개채용 시험만 치르는 경우에는 본인 확인을 위해 사진을 부착한다.
예외규정들이 근본을 흔드는 것은 아니다. 극히 일부 특수한 경우에만 예외규정이 적용된다.
△사진을 부착하지 않아 얼굴 대조 없이 위조로 채용시험을 치르는 경우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경우의 수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서류전형 없이 공개채용을 할 경우 본인 확인 차 사진을 부착하면 된다.
만약 서류전형을 거치면 사진에 편견이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사진부착을 금지한다. 본인 확인을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신분증을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진이 필요하다면 서류전형이 끝난 후 사진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 사진부착과 관련해 본인 확인은 특별히 큰 문제가 없다.
△대학명을 빼겠다고 했는데 지역명을 넣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은 편견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봤는데 다만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가 있다. 그 지역에 해당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우선순위 채용을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명문대는 서울에 몰려있는데 지역을 빼고 대학을 넣는 게 낫지 않는가.
-민간부문과 달리 공공부문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가 있다. 학교는 아니어도 학교 소재지를 거론하는 것은 의도했던 지역인재들이 취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민간부문과는 다르다.
△학교 소재지가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를 하는 기관에 지원할 때 표기하는 건지 아니면 모든 공공기관에 지원할 때 소재지를 적도록 하는 건인지.
-최종학교 소재지는 다른 사람이 적을 필요가 없다. 다만 지역인재 우대 응시생에 한해서만 적용하는 것이다.
△면접에서 일관성 유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
-편견을 둘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공정한 과정을 통해 실시할 예정이다. 직무 중심으로 좀 더 체계화된 면접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이나 컨설팅 등을 통해 체계화시켜나갈 것이다.
△직업을 찾기까지 태어나서 20년 가까이 된다. 이게 전반적 현실인데 역으로 봤을 때 이 제도는 이들에게는 불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 지적한 것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요인들 중 출신지, 가족관계, 외모 등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것들이 있고, 질문처럼 20년 이상을 자기가 후천적으로 열심히 노력해 달성한 부분들도 있는 데 이 부분까지도 안보겠다는 식으로 볼 수도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현실 자체가 학벌이나 학교명 하나만으로 서류심사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실력보다는 학교명으로 인해 면접기회 조차 봉쇄가 됐던 것들이 사실이다. 20년 동안 노력해왔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실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블라인드 채용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직무관련 주요 내용에 학력을 적을 수 있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없는가.
-학력은 적지 못하게 돼 있다. 공공기관들은 뽑고자 하는 인재들의 직무 기술서를 제시하게 돼 있다.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식·기술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자격, 경험만 기입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