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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세에 픽업트럭 `직격탄`…GM·크라이슬러 울고, 포드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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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17.02.14 14:13:27

픽업트럭이 ‘캐시카우’..트럼프 “멕시코産 최대 35% 세금”
GM·크라이슬러, 완성차·부품 멕시코産 비중 커..가격 인상 우려
포드는 대부분 미국産..국경세 높을수록 유리→업계 판도변화 가능성
트럼프 측 별다른 언급 없어 3사 모두 ''촉각''

미국 오하이오 로즈타운의 GM 자동차 공장.(사진=Cleveland.com)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 3대 자동차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경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이 북미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만든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픽업트럭에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미 자동차시장 판도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GM과 크라이슬러는 큰 타격을 입는 반면 포드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캐시카우’ 픽업트럭 국경세 부과 가능성에 ‘촉각’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픽업트럭은 총 1750만대로 낮은 연료비와 구형 트럭에 대한 대체 수요가 맞물리며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대형 픽업트럭의 경우 90% 이상이 GM, 크라이슬러, 포드 차량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 3대가 모두 픽업트럭으로 포드의 F-150, 포드의 쉐보레 실버라도, 크라이슬러의 람 모델이었다.

픽업트럭은 3개 회사에게 있어선 매우 중요한 캐시카우다. 승용차의 경우 한 대당 3000달러의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픽업트럭은 약 8000달러에서 1만달러의 수익이 발생한다. 3개 사의 재정이 픽업트럭 판매량에 따라 좌지우지된단 얘기다. 자동차 업체들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임금 부담이 적은 멕시코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기업들은 멕시코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10달러 미만의 임금을 지불하는 반면 미국 근로자들에겐 세 배 수준인 29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미국내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면서 멕시코와 해외에서 수입된 차량에 최대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3개 회사는 줄줄이 미국 내 투자를 약속했다. 포드는 16억달러 규모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미시건주의 기존 공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GM은 미국 내 신규 공장 설립 등을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1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로 했다. 크라이슬러 역시 2020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하고 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여 멕시코산 차량에 대한 세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세 부과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 표명도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인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생산 전략을 즉각 조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면서 “이러한 입장이 잘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멕시코産 비중 큰 GM·크라이슬러 ‘초조’…포드에겐 기회

상대적으로 GM과 크라이슬러의 초조함이 더욱 크다. GM은 연간 픽업트럭 생산량의 3분의 1이 멕시코 실라오 조립공장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라이슬러의 픽업트럭 역시 30~40%가 멕시코 살티요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멕시코산 차량에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크라이슬러와 GM은 차량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 한편으론 GM과 크라이슬러가 픽업트럭 가격을 인상하면 픽업트럭 전체에 대한 수요 자체가 쪼그라들 수 있다. 나아가 픽업트럭 뿐 아니라 모든 라인업 자동차의 가격 인상을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리버 와이먼의 자동차 애널리스트 론 하버는 “5~10%라면 모를까 20~30%의 세금은 기업들이 부담하기 힘들다”면서 “결국 소비자들에게 일부를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형차를 멕시코에서 만들고 미국에선 픽업트럭을 만드는 체제로 전환하는 방법이 해법으로 제시되지만 이 역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또 미국 내 생산기반을 갖추게 되더라도 수입 부품에 대한 잠재적 관세에 노출된다. 미국 교통부 국가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GM의 픽업트럭 부품 중 38%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55%는 멕시코에서 각각 생산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부품의 56%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만들어지며, 29%는 멕시코에서 제조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완제품에만 국경세를 부과할 것인지 부품에도 적용할 것인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자동차 구매사이트 오토트레이더의 분석가 마이클 크렙은 “3개 회사의 수익창출을 견인하는 픽업트럭에 대한 국경세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히 GM에겐 진정한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GM의 메리 바라 CEO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약 80%가 미국산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척 스티븐스도 “국경세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우리는 미국 경제에 무엇이 최선이 되는지에 대해 행정부와 협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포드에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의 경우 미국 3개 공장에서 주로 픽업트럭 생산이 이뤄진다. 부품 역시 15%만이 멕시코에서 생단되며 70%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NYT는 포드가 다른 두 회사의 희생을 발판 삼아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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