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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그룹은 13일 “(임 사장의 주주제안은) 예상된 수순으로 이같은 행보는 사익을 위해 한미약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한미약품 그룹에 따르면 임 사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 별세 이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5407억원의 상속세 중 가장 적은 금액인 352억원만을 납부했다. 임 사장은 상속받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대부분을 본인 사업과 개인 자금으로 활용해 왔다.
임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693만5029주 대부분은 주식 담보 대출에 사용됐다. 임 사장은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 부족해지면서 직계 가족들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154만3578주까지 추가 담보로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담보대출을 활용한 금융권 차입금만 1730억원에 달해 임 사장은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또 최근 임 사장 측 가처분 소송 보조참가자로 등록된 케일럼엠의 최대주주가 대부업을 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임 사장 측이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사장이 인수한 뒤 회사 경영 상황이 좋아졌다는 DX&VX도 사실상 내부거래를 통한 착시 매출이 많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한미약품그룹 측은 주장했다. 임 사장은 코리컴퍼니, 오브맘컴퍼니, 오브맘코리아 등 20여개의 개인 회사를 활용해 DX&VX 심폐 소생에 나서고 있다. 임 사장은 최근 코리컴퍼니와 30억원 상당의 용역 서비스를 체결하는 등 이른바 땅짚고 헤엄치기식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22년 DX&VX 매출액 322억원 중 상당 부분이 임 사장 개인 회사를 통해 발생시킨 실적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임 사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한미사이언스가 DX&VX와 코리그룹을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 거래 매출을 제외하면 만성 적자 상태를 탈출하기 어려워 보이는 DX&VX의 활용은 불가능했다.
한미약품그룹 측 관계자는 “(DX&VX 활용은) 한미사이언스 주주 가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으로, 한미 경영진의 배임에 해당할 수도 있어 성사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OCI그룹과 통합 차질없이 추진”
한미약품 그룹이 임 사장의 행보를 의아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임 사장이 그동안 개인 사업에만 몰두했을 뿐 정작 한미약품 경영에는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지난 10년간 한미약품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고 본인이 사내이사로 재임하는 한미약품 이사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일례로 2023년 상반기 5차례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 임 사장은 단 1회 참석했지만 개인 회사인 DX&VX의 2023년 상반기 이사회에는 100% 참석률을 보였다.
이같은 이유로 임 사장 주주제안의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미약품그룹 측 주장이다. 경영권 분쟁 상황을 만들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본인의 다중채무를 해결하는 동시에 한미그룹을 본인의 개인 기업에 활용하려는 사익 추구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한미약품 그룹 관계자는 “지난 십수년간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으면서 개인 사업에만 몰두해 왔던 임 사장이 갑작스럽게 ‘한미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회사를 공격하고 있어 매우 의아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연구개발(R&D) 중심 신약개발 기업’이라는 경영철학과 한미의 DNA를 지키고 한국 시장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법률과 절차에 따라 OCI그룹과 통합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