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수 엔씨소프트(036570) NLP(자연어처리)센터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IT 컨버전스 포럼’에서 “게임내 NPC, 3D아트, 사운드, 번역까지 모든 과정에서 자체 AI 언어모델(LLM) ‘바르코’가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날 포럼 오후 세션에서 ‘게임과 접목된 생성형 AI, 엔씨 바르코(VARCO)와 향후 계획’을 주제로 강연했다. 삼성SDS 출신인 이 센터장은 2014년 엔씨에 합류해 ‘AI의 두뇌’로 불리는 자연어처리 분야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엔씨는 2011년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AI 연구 조직을 만들고 관련 연구개발(R&D)를 진행해오고 있다.
엔씨는 지난 8월 국내 여섯 번째로 자체 개발 중소형 AI 언어모델(sLLM) ‘바르코’를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바르코’ LLM은 △기초 모델 △대화형 모델 △인스트럭션 모델 △생성형 모델 등 4종류로 구성돼 아마존을 통해 기업형(B2B)으로 판매된다. 게임 제작 분야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 센터장은 “가끔 게임사가 왜 AI를 열심히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우리처럼 트리플A급 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경우 개발기간만 5년 이상이고 인건비도 많이 소요된다”며 “주력인 MMORPG만 해도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면서 스토리와 비즈니스모델(BM) 등이 일반화돼 다양한 창의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경쟁 속에서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건 생성 AI기술이라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AI 모델을 통해 게임내 작업 과정에 사람들이 후속으로 리터칭하는 부분을 줄이고, 자연어처리 기반으로 대화를 통해 작업을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다”며 “‘바르코’를 기반으로 텍스트뿐만 아니라 비전, 애니메이션, 사운드 등 모든 과정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녹음을 하지 않더라도 AI로 게임내 목소리도 만들 수 있다. 또한 게임내 복잡하고 단축된 각국의 언어도 순식간에 번역할 수 있다. 모두 생성 AI의 힘이다.
이 센터장은 “이런 기술들이 콘텐츠 업체들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게임 속 언어는 제대로 된 텍스트가 아니어서 일반 사람들은 알아듣기 힘들지만 엔씨는 AI 기술로 실시간 채팅 번역 기술을 개발해 게임 이용자간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는 이같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외형을 가진 디지털 휴먼도 고도화시키고 있다. 이를 만드는 도구가 바로 AI ‘바르코 휴먼’이다.
이 센터장은 “정서적 교감이 가능하고 멀티모달 인지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생각, 표정인지 기억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형 디지털 휴먼을 개발 중”이라며 “불쾌한 골짜기를 넘어야 상업적으로 성공이 가능한데, 이를 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엔씨 ‘바르코’가 우선 게임 제작에 특화된 도구로 활성화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획자가 게임을 아주 빠르게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목표”라며 “1명의 기획자가 AI를 통해 시나리오를 빠르게 쓰고, 곧바로 음성과 아트를 덧입혀 대략적인 게임의 움직임을 만들어보면 사전에 게임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좋은 게임을 빠르게 만들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AI의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