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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는 7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방송국과 신문사 등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도 광고시장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의 광고 지출 감축이 확산되고 있는 징후라고 지적했다.
CNN, TNT, 푸드 네트워크 등을 보유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지난 4일 광고 시장 부진으로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워너브러더스측은 “거시경제 환경이 좋지 않아 광고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광고 매출이 한 자릿수 대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일 디지털 광고 매출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USA투데이와 다수의 지역신문을 보유한 개닛도 지난주 광고·마케팅 서비스의 매출이 8.7% 감소했다며 업계 전반에 걸친 광고 감소와 비용 상승으로 올해 수익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지난 2분기 최대 규모의 TV 사업부 수익이 거의 제자리 걸음을 했다며, 광고가 6%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광고비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기업들이 가장 먼저 절감에 나서는 비용 중 하나다. 특히 디지털 광고는 마케팅 담당자가 실시간으로 지출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부문으로 꼽힌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비롯해 스냅, 트위터 등 디지털 광고에 의존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최근 부진한 실적의 이유로 광고시장 둔화를 지목했다.
WSJ은 “물가 상승이 소비자 지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주 동안 광고 시장에 대한 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며,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최근 식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소비가 줄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 일종의 신호탄이 됐을 것으로 봤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월마트가 업계 전반의 하락세를 밝히면서 마케팅 담당자들은 그들이 예상한 최악의 두려움을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경기 둔화에도 올해 광고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광고구매회사 그룹M은 올해 전 세계 광고 지출액(정치광고 제외)이 지난해보다 8.4% 증가한 8375억달러(약 1092조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이언 위저 그룹M 글로벌 정보부문 사장은 “(경기에 대한) 매우 약한 심리를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광고시장이 견조하다”면서, 올해 상반기 디지털 광고는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 대 성장률을 유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