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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尹정부에 '전향적 대북정책' 주문…"역발상 필요"(종합)

김호준 기자I 2022.04.06 14:53:06

이인영 통일장관, 임기 마지막 기자간담회
"정권 변동 넘어 일관되고 긴 호흡으로 통일정책 펼쳐야"
남북관계 개선 위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과제로 꼽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6일 서울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평화에 초점을 둔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그간 보수 성향 정부가 추진해왔던 대결적 정책 기조에서 벗어난 ‘역발상’이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연일 거친 담화를 내놓는 가운데 새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번 간담회는 새 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사실상 이 장관의 ‘고별’ 성격으로 마련됐다.

이 장관은 “새 정부가 초반부터 한반도 정세를 평화로 돌리는 노력을 성공해야만 장기간 대치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ICBM 모라토리엄(유예)은 파기했지만, 핵실험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평화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통일부가 향후 대북정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통일부 기능 조정을 검토 중이다.

그는 “통일정책을 대중적 영역에서 종합하고 조정하는 건 통일부만의 역할”이라며 “북한 인권이나 탈북민 정착지원 사업도 중요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과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들이 통일부에 의해 일관되고 충실하게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권 교체가 있었던 서독이 대동독 정책을 통해 통일을 이뤘듯, 우리도 정권 변동을 넘어 일관되고 긴 호흡으로 통일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측은 차기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시급히 추진할 과제로 인도적 협력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꼽았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인도적 협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허용됐던 영역인 만큼 새 정부가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을 ‘미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이 사라진 점을 들어 평화를 위한 노력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또 금강산 관광의 경우 제재의 영역이 아닐 수 있고, 개성공단에 비해 더 쉽게 미국 등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새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포함해 북한인권문제 해결에 의지를 드러낸 것과 관련 “국제규범이나 기본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새 정부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고 직접적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이는데, 이 정책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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