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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의 지점폐쇄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들의 반발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민들이 지난 16일 신한은행 본사 앞에서 지점폐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23일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의 지점 폐쇄 문제는 신한은행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전국적으로 금융소외계층들의 반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대책위 “최소한 창구와 디지털 공존해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월계동 주민대책위원회와 금융정의연대는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앞에서 “제2 제3의 신한은행 월계동 지점 폐쇄가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뒤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날 주민대책위는 “최근 본격화된 은행 점포 폐쇄 조치가 금융소비자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면서 “2021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5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점포를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은 금융사를 관리 감독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기관이다”면서 “금융 취약계층을 외면하고, 차별적 점포폐쇄 조치로 상생의 가치와 금융소비자 보호 의무를 외면하는 은행에 강력한 조치를 취해줄 것으로 요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무엇보다 제2, 제3의 월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사건은 앞서 신한은행이 내년 2월 월계동 지점을 폐점하고 디지털 라운지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불거진 바 있다. 사람처럼 구현된 AI은행원이 등장해 업무를 안내하고, 화상 화면을 통해 업무를 처리해줄 직원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식이다. 이에 월계동 주민들은 지난 16일 신한은행 본사 앞에서 신한은행 월계동 영업지점 폐쇄 규탄 주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어 17일에는 주민대책위가 신한은행측과 주민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주민대책위 김진숙 간사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17일 신한은행과 간담회가 있었다”면서 “최소한의 창구와 디지털 라운지의 공존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점 폐쇄 과정에서 고령자 층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대책위와 이야기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점점 줄어드는 은행 점포수…전 은행권 문제로 확산될 수도
문제는 이 같은 금융소비자들의 반발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5대 주요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점포 수 추이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점포수는 지난 2017년 4726개에 달했으나, 올해 6월 기준 4380개로 줄었다. 저축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314개에 달하던 점포수는 올해 6월 기준 300개로 줄었다. 이는 은행들이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점포 줄이기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도 내년도 업무보고계획에 디지털 금융에 익숙치 않은 소비자를 위한 오프라인 금융서비스 제고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체국에 대한 업무위탁 확대를 추진하고 ‘금융대동여지도’ 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ATM 및 점포 제공을 확대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창구 공유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점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가 문명이 디지털화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해외쪽에서 이야기 나왔던 공동지점이라든지, 우체국 업무위탁을 확대한다든지, 앱을 통해서 가까있는 지점 정보 제공하는 것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