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보톡스에 관심 가진 이유 따로있다

이광수 기자I 2021.08.18 16:06:07

네트워크·자본 투입해 사업 크게 키울 수 있어
"장기적으로 바이오 진출 교두보로 삼을 가능성"
"국내보단 해외…기존 유통망 활용해 해외 진출 할 것"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유독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휴젤(145020) 인수전에 GS그룹 뿐만 아니라 신세계(004170)삼성물산(028260) 등도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051910)은 지난 2019년 파마리서치바이오가 개발 중인 보톡스에 대한 중국 판매 권한과 국내 일부 판권을 보유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대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보톡스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다는 점과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산업 진출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대기업이 보톡스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대기업들이 휴젤 인수에 관심을 쏟고 있는 데는 보톡스 시장은 대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는 분석이다. 대기업 출신 바이오텍 한 관계자는 보톡스 시장이 이미 자리잡은 만큼 자본을 투입해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인수 결정을 할 때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와 자본을 투입해서 사업을 3~5배 이상 올릴수있느냐 여부를 따진다”며 “휴젤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점유율이 있어 (자본을 투입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상대적으로 외국에 비해 보톡스 가격이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기업이 보톡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이보다 더 낮출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잘하는 규모의 경쟁으로 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보톡스는 이미 일반화돼있는 프로덕트여서 대기업의 네트워크와 유통망을 활용한다면 가능한 얘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보톡스 업체 한 관계자는 “바이오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데 보톡스의 경우 시장성이 있는 데다 뷰티와 연관이 있어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도 좋다”며 “단기간에는 불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진출을 염두에 두고 내린 의사결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번에 휴젤이 새 주인을 찾게 된다면 해외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휴젤은 연내 유럽 허가 승인이 나올 예정이고 자회사 휴젤 아메리카를 통한 미국 직접 출시도 준비 중이다. 휴젤은 국내 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시판허가를 획득한 상황이어서 추후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글로벌 보톡스 업체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 규모는 크지 않고, 마진이 많이 남는 시장은 아니다”라며 “해외는 양상이 다른데, 대기업의 해외 인적 네트워크와 유통망 등을 활용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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