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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 희귀 근육병 정체 규명

이순용 기자I 2016.05.13 17:39:41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연구팀, 여성 디스트로핀병증 임상·유전학적 특징 규명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내 의료진에 의해 희귀 근육병인 ‘디스트로핀병증’의 정체가 밝혀졌다.

디스트로핀병증(Dystrophinopathy, 듀센 및 베커 근이영양증)은 주로 남아에서 35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나며 근이영양증인 골격근 구성에 주요 역할을 하는 디스트로핀 단백질을 합성하는 ‘디스트로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이 질환은 근위약, 확장성 심근병증, 규칙적인 근육통 및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디스트로핀 유전자는 X 염색체에 존재하고 X 염색체 열성 유전(X linked recessive)으로 유전된다. X 염색체 열성 질환이기 때문에 여성의 경우 디스트로핀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어도 대체로 임상적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여성 디스트로핀 보인자에게는 디스트로핀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 따르면 여성 디스트로핀 보인자 중 증상이 발현되는 보인자가 전체의 20%라고 보고되기도 하는데,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연구팀은 이러한 유증상 여성 보인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 여성 디스프로핀병의 임상적·유전학적 특징을 분석했다.

신경과 최영철 교수팀은 2007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디스트로핀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여성 보인자 중 임상적 증상이 있는 보인자군 4명을 발견해 이들을 증상이 없는 보인자군 7명과 구분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증상이 있는 여성 보인자의 유전학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 4명 중 2명(50%)은 중복 돌연변이, 2명(50%)은 결손 돌연변이임을 확인했다.

이는 유증상 여성 디스트로핀병이 드문 임상 유형이나,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환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다면 돌연변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또한 디스트로핀병증 여성 보인자가 임상적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평균 나이는 30.6세로 나타났으며 증상의 진행이나 정도는 경미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여성에게 디스트로핀병증에 대한 가족력, 임상증상 및 검사결과(혈액검사 및 근전도검사)등에서 의심 소견이 있을 경우 염증성근병증 등 다른 근육병이나 신경병증을 진단하기에 앞서, 디스트로핀 단백 이상으로 인한 증상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즉, 디스트로핀병이 X염색체 열성질환이기 때문에 여성 보인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배제하는 것은 정확한 병의 진단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최영철 교수는 “X 염색체 열성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성에게도 디스트로핀병증의 임상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면서 “이번 연구가 원인을 모르는 근육병 진단과 잘못 진단될 수 있는 환자군을 발견하는 후속 연구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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