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미국 주택 세입자의 주거 비용이 206억달러(22조6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가구는 월세 비용으로 평균 26달러(2만8000원)를 더 내야 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 질로우는 세입자들이 올해 주거비로 4410억달러를 사용해 1년 전(4204억달러)보다 206억달러가 더 증가했다고 밝혔다. 4.3%의 상승률이다. 한 가구당 월세 비용이 평균 312달러(34만3000원)으로 26달러, 5% 증가한 것이다.
집을 사려는 가구보다 임차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임대료가 상승했다. 올해 주택 임차가구는 77만가구 증가해 2%가 늘어났다. 미국의 가장 큰 주택시장인 뉴욕 메트로폴리탄은 임대 가구 수가 340만가구로 6만3000가구가 증가했다. 이들은 주거비용으로 550억달러(60조4500억원)를 썼다.
25개 대도시 중 임대료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샌프란시스코로 13.5%가 상승해 월세가 163달러(18만원) 올랐다. 이어 덴버(10.8%, 9만5000원), 피츠버그(10.6%, 6만2000원)가 뒤를 이었다.
질로우 스탠 험프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4년 동안 임대료가 소득 증가 속도의 두 배 가량 상승했다”며 “임대 주택 공급이 불충분한데 반해 임대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후 5만 가구 이상이 주택을 압류당하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감소했다.
내년 주택 임대료는 3.5%가량 더 상승할 것이라고 질로우는 예측했다. 반면, 집값은 이보다 적은 2.5% 오르는 데 그칠 전망이다. 미국의 주택 보유비율은 3분기 64.4%로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어있는 임대주택은 전체의 7.4%로 하락했다.
질로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카일러 올슨은 “주택 임대료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퇴직 또는 계약금을 위해 저축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그들은 주택 보유자가 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