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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이었던 1400원이 하단으로…환율, 얼마나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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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5.10.10 16:18:05

원·달러 환율, 5개월 만에 1420원 웃돌아
연휴 동안 美 셧다운 지속되면서 불확실성 ↑
유로·엔 약세도 환율 상승 압력 키워
"환율 추가 상승 여부는 달러·엔 흐름에 크게 좌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1420원 위로 올라섰다. 추석 연휴 기간 환율 상승 요인을 한번에 반영하면서 또 하나의 마디대를 어렵지 않게 돌파했다. 시장에 환율 상승 압력이 우세한 가운데,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며 상단으로 여겨졌던 1400원이 당분간 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천장이 바닥이 된 셈이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환율, 5개월만에 1420원 넘어…연휴 기간 상승 요인 반영

1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정규장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 기준 환율은 1421.15원을 기록했다. 연휴 직전인 전 거래일(2일) 정규장 종가인 1400원 대비 21.15원(1.51%) 뛰었다.

환율이 정규장에서 1420원을 넘은 것은 올해 5월 14일(1421.3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장중 고가는 1424원으로 지난 5월 2일 1440원 이후 가장 높았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 등 한미 통상 협상에 대한 우려가 원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연휴 중인 지난 4일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지만 협상 관련 큰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휴 기간 달러 강세 재료도 잇따랐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장기화 우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 사임 △‘여성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의 자민당 총재 선출 등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상황은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시키면서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취소되는 등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재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에선 재정적자 감축을 둘러싼 내홍이 이어지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다. 긴축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적 반목으로 최근 9개월 동안 르코르뉘 전 총리를 비롯해 총리 3명이 사퇴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에 유로가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만큼 유로 약세는 달러 강세로 작용한다. 달러인덱스는 99.363으로 연휴 직전 97.842에 비해 높아졌다.

일본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계승자로 불리는 사나에 총재가 차기 총리로 예정되면서다. 대규모 금융완화와 확장적 재정지출 등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부활할 것이란 전망에 달러·엔 환율은 153엔대를 돌파했다. 엔화 가치 하락은 달러인덱스 상승 요인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엔화 가치는 곧잘 동조하는 흐름을 보인다.

(자료= 한국투자증권)


당분간 1400원대서 등락…“달러·엔 흐름 주시”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140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통상 협의 진전이 가장 큰 변수인 가운데,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지속 여부와 엔화 흐름도 주시해야 할 요인으로 꼽혔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은 당분간 1400원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300원대에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 셧다운 해제와 함께 지연된 고용 보고서 발표로 노동시장 둔화 시그널이 재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달러 강세보다는 엔화 약세가 원화 약세 폭을 확대시켰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는 달러·엔 환율 흐름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봤다.

김서재 신한은행 연구원도 “일본 역시 높은 수준의 공공부채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적극적 재정과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은 엔화 가치를 하락시킬 수 밖에 없고 이는 원화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미,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통상 협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우려 해소나 미·중 무역갈등 완화는 원화 가치를 높이면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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