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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는 지난해 3월 4일 오후 8시 46분쯤 KTX포항역에서 여대생 C씨를 태웠다. 그런데 C씨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A씨는 C씨가 말한 목적지와는 다른 곳으로 택시를 몰았다.
당시 출발 전 A씨는 C씨에 목적지를 되물었고 C씨도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해 잘못된 목적지를 말한 A씨에 “네”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C씨가 생각한 목적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A씨가 택시를 몰자 C씨는 “아저씨, 저 내려주시면 안 되냐”고 물었고, A씨는 청력 문제와 차량 소음 등으로 이를 듣지 못한 채 계속 택시를 몰았다. 그러자 C씨는 자신이 납치된 것으로 오해해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C씨는 도로 2차로에 떨어졌고 뒤이어 달리던 B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숨지고 말았다.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A씨와 C씨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대화로 이해하는 장면이 담겼다.
검찰은 택시업에 종사하는 A씨가 청력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업무상 과실로 인해 C씨를 숨지게 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으며 B씨 역시 과속과 전방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생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에 “포항역서부터 피해자의 목적지를 잘못 인식했으나 통상의 도로로 운행했다. 피해자가 겁을 먹고 주행 중인 택시서 뛰어내릴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또 B씨에 대해서는 “C 씨가 택시에서 뛰어내릴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고, 사고를 회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