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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음주운전은 절대 부주의나 과실이 아니라 고의성이 다분한 살인 행위로 인식을 높여야 한다”며 “유독 음주 범죄에 관대한 어른들의 잣대 속에서 아이들이 계속해서 죽어가는 이 어이없는 일들을 계속해서 보고만 있을 것인지 정부와 사회에 묻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날 오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스쿨존 인도로 돌진한 만취 운전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난 배승아(9) 양의 발인식이 유가족의 눈물 속에 엄수됐다. 장례식장은 유족들의 흐느낌과 한숨 소리로 가득 찼다. 오빠가 영정 사진을 들고 어머니가 딸이 평소 아끼던 인형을 꼭 껴안은 채 빈소를 나섰다.
사고 지점은 스쿨존이었지만, 안전 펜스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음주운전 차량의 돌진에 속수무책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승아 양을 숨지게 한 60대 남성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다. A씨는 “당일 지인들과 점심식사 중 소주를 한 병가량 마셨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 운전 치사,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스쿨존 내 잇따른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하자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민식이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사고 건수는 500여건 내외로 집계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0년 483건에서 2021년 523건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도 481건에 달했다.
단체는 “설상가상 헌번재판소가 2021년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 가중 처벌하는 윤창호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운전자들은 마치 면죄부를 받은 듯 경각심마저 해제된듯한 상태”라며 양형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중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69건 중 1건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