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현황보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를 매입해 등록한 대수는 약 38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신차를 사서 등록한 차량의 수(약 170만대)의 2배를 넘는 수치로 중고차 거래 규모가 신차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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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중고차 시장은 예전부터 대표적인 레몬마켓(판매자가 상품의 결함을 알고 있지만 이를 대외적으로 숨기고 거래하려는 시장)이라 소비자들의 개선요구도 크다.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현대차·기아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완성차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인증 중고차란 주로 출고된 지 5년 이내 및 주행거리 10만㎞인 중고차를 대상으로 제조업체가 직접 품질을 인증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완성차업체가 직접 중고차의 성능검사, 수리, 품질인증을 하는 것이다. 다소 웃돈을 주더라도 안전이 보장된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을 추가하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기아도 마찬가지로 앞서 열린 주총에서 중고차 사업을 위해 사업목적을 추가했고, 쌍용차에서 이름을 바꾼 KG모빌리티도 지난 22일 주총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 계획을 공유했다.
다만 당분간은 큰 폭의 시장 확장은 제한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현대차와 기아의 시장점유율을 2025년까지 각각 4.1%, 2.9%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 중고차 시장 규모를 42조원이라고 추산한다면 각각 약 1조700억원, 1조2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렌터카 업계에서도 중고차 시장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롯데렌탈은 오는 5월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공개할 계획이다. 수원과 용인에 600대 규모의 판매센터를 구축하고 2024년 상반기까지 신규 주차타워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으로 따지면 국내 중고차 시장이 상당히 크다”며 “앞으로 중고차 시장 진출하는 업체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