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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7시간 대기` 끝에 전 비서실장 조문, 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이수빈 기자I 2023.03.10 20:41:24

유족과 조문 협의 못해 장시간 대기
유족측 "억울한 죽음 없게 해달라" 당부
경찰, 전씨 부검 신청했으나 기각

[성남=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시간 가까운 대기 끝에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이던 전모씨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20여분 간의 짧은 조문을 마친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로 빈소를 빠져나갔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오후 1시쯤 빈소를 찾았으나 사전에 유족 측과 일정을 협의하지 못해 장시간 대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42분께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씨 빈소를 찾았다. 그는 △유서에 정치를 내려놓으라는 얘기가 있다고 보도됐는데 입장은 어떤지 △고인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은 언제인지 △측근의 잇따른 사망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인이 대표에게 검찰 수사로 인한 고통 등을 얘기한 적 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빈소로 들어갔다.

20여분 간의 조문을 마친 뒤 오후 8시 5분에 빈소를 나온 이 대표는 “안에서 유족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고인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은 언제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차량을 타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튜버들이 이 대표를 향해 ‘살인마’, ‘다음은 누구입니까’ 라고 외치며 소란이 일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가 장례식장을 떠난 뒤 취재진을 만나 “이 대표는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며 “본인이 만나서 같이 일을 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유능한 분이었는데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 대변인은 또 유족 측이 이 대표에게 “대표도 힘내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후 7시 19분 한 대변인은 이 대표가 장시간 대기 끝에 조문하게 됐음을 알리며 “1시 (조문) 공지를 했으나 (빈소에) 와보니까 빈소가 마련이 안 된 상태였고 유족과 협의가 안 됐었다”며 “유족께서 경황이 없다는 말씀을 주셔서 대표는 밖에서 기다렸는데, 수사기관의 상황도 있었고 안이 어수선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 대변인이 설명한 ‘수사기관의 상황’은 경찰이 전씨 시신 부검 영장을 신청한 것을 뜻한다. 앞서 성남수정경찰서는 사인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부검영장을 신청했으나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는 부검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족의 뜻과 검시 결과 등을 종합해 부검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경찰이 신청한 부검영장을 기각했다.

한 대변인은 유족 측이 이 대표의 조문을 거절한 것은 아니라며 “워낙 경황이 없었고 오후 1시라는 일정이 조율이 안 됐던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전날 오후 6시40분께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남긴 6쪽 분량의 유서에는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지요”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이 대표가 연루된 ‘GH 합숙소 의혹’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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