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일 로빈후드는 전거래일 보다 2.49% 하락한 7.05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안도감으로 나스닥 지수가 2.50% 급등했음에도 로빈후드는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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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로빈후드는 미국 개인 투자자의 상징으로 떠올랐으나, 부진한 실적과 투자 여건 변화로 월가는 로빈후드의 목표가를 내려잡고 있다. 이날 애틀랜틱 에쿼티는 로빈후드에 대한 목표가를 주당 7달러대에서 5달러로 낮추면서 사실상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전날에는 JP모건의 켄 워싱턴 연구원은 로빈후드의 목표가를 11달러에서 7달러로 내려잡았다.
지난 4월 로빈후드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훨씬 하회하는 2억9900만달러(약 3851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3%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순손실은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로, 지난해 3억9200만달러(약 5048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3배 이상 늘었다.
블룸버그는 “월간활성이용자수가 1년 전보다 39% 급락하면서 거래 전반이 둔화된 데다 암호화폐 시장의 격변까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로빈후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장부가 수준인 1배 미만인 0.86배 수준으로, 지난해 9월 말과 비교하면 500% 넘게 하락했다.
로빈후드의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로빈후드는 3억1400만달러(약 4044억원)의 손실을, 연간 기준으로는 12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애틀랜틱 에쿼티의 존 헤거티 연구원은 “팬데믹19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행동 경향과 잠재적인 불황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거래는 더욱 감소할 것”이라면서 “암호화폐 가치 급락은 거래량과 주문량 모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파이퍼 샌들러 앤 코의 리치 레페토 연구원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제안으로 주식 거래 계좌를 만든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밈 주식(meme stock·온라인 입소문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주식) 열풍 당시 수혜를 입었던 로빈후드였으나 약세장으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루빈후드 주가가 흔들리면서 로빈후드의 설립자인 블라드 테네프 최고경영자(CEO)와 바이주 바트 크리에이티브 CEO의 세계 부자 순위도 크게 떨어졌다고 전했다. 최근 로빈후드 지분 7.6%를 인수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샘 뱅크먼 프리드 CEO가 쥔 지분 가치도 줄어들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지난달 최초 투자가 공개됐을 때 보다 40% 감소한 약 4억 달러의 가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초 게리 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투자자주식주문정보판매(PFOF·payment for order flow) 등 주식 거래 규정에 대한 개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PFOF는 고객의 주식 거래 주문 정보를 시장 조성자에 팔아 수익을 얻는 시스템이다. 로빈후드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겐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개인투자자들의 내건 주문을 시타델증권, 버투파이낸스 등 기관에 넘기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챙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로빈후드의 매출 12%는 PFOF로 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