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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카카오웹툰’으로 인해 국내 웹툰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카카오가 카카오웹툰을 통해 ‘국내 웹툰시장 1위’ 네이버를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웹툰은 기존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가 선보여왔던 오리지널 웹툰 지식재산권(IP)들을 총망라한 전문 플랫폼이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웹툰 페이지뷰 점유율은 65.1%로 카카오페이지(15.6%)와 다음웹툰(3.9%)를 합한 수치보다 3배나 높은 상황이다. 수치상으로는 네이버의 압도적인 우위이지만 최근 카카오가 웹툰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도 올초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고 대규모 자금 투자를 계획하는 등 웹툰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어 향후 양사간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국내 웹툰업계의 시선은 그야말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국내 웹툰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시선이 있는 반면, 앞으로 중소 플랫폼 업체들은 더 생존하기 어렵게 됐다는 자조 섞인 시선이 양립한다.
웹툰정보사이트 웹툰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웹툰 플랫폼 업체는 약 40곳이었다. 이중 콘텐츠 업데이트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주요 플랫폼은 20여곳에 불과하다. 해당 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은 웹툰 플랫폼들도 있겠지만, 사실상 유의미한 활동이 없는 상황이다. 2016년 레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료 웹툰 시대를 열었지만, 현재는 중소 플랫폼 영역 자체가 희미해진 상태다.
A중소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이제 양강체제가 확연히 굳어져 버렸다”며 “그래도 몇 년 전까지는 중소 플랫폼의 활약도 컸는데, 포털의 공격적 유료시장 확대로 중소플랫폼은 더더욱 생존하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실제 중소 웹툰 플랫폼의 선구자 격인 레진만 하더라도 여전히 적자 상태다. 레진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7억원대다. 또 다른 중소 업체 투믹스의 경우에도 지난해 영업이익을 내긴 했지만 불과 4억원대다.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전 연령 장르를 중심으로 내세웠던 일부 중소 플랫폼들의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성인용 콘텐츠를 끼워 넣기도 했다.
B 플랫폼 관계자도 “웹툰시장이 주목받고 커지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포털 위주 생태계가 구축되면 다양성 측면에선 제한이 커질 것”이라며 “중소 업체들은 불법복제 현안도 함께 풀어야하는 상황이어서 이중고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중소 플랫폼 업체들 역시 해외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공격적인 글로벌 사업 확장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 중소 업체들이 밖에서조차 포털 공룡들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중소 플랫폼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책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