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주식 양도세 5천만원 공제는 과도한 혜택"

이진철 기자I 2020.07.22 14:11:15

"양도세 손실액 이월공제기간 5년 아닌 무제한으로 해야"
"부동산세법 개정 너무 잦아.. 전문가도 알 수 없어"
"코로나로 세수 급감, 불필요한 조세지원 지양해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세법개정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기본공제 금액을 당초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물론, 자본소득인 이자·배당소득에 비해서도 과도한 혜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동산 세금을 올려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이론적, 실증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더라도 한국의 부동산관련 세금은 높고 소득세 비중이 낮다는 지적이다.

한국납세자연맹은 22일 정부가 발표한 2020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집값안정과 선진세제를 위해서는 소득세 비중을 올리고 부동산관련 세수는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올해 세제개편안은 그 반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납세자연맹은 국내 상장주식과 공모주식형 펀드를 합산해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기본공제를 정부가 6월 발표한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안에 대해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에서 기본공제를 폐지하고 현재 20% 세율을 낮추거나 당초대로 기본공제 2000만원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손실액의 경우 이월공제기간 5년을 미국, 영국, 독일, 스웨덴과 같이 무제한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양도손실의 30%를 당해연도 종합소득에서 세액공제하고, 주식양도소득세 세수만큼 증권거래세를 낮춘다면 일반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리스크가 감소되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납세자연맹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인상방침에 대해 “너무 잦은 세법개정으로 전문가도 알 수 없는 세법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연구하고 토론할 사안으로 올해 세법개정안에서는 제외하는 것이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납세자연맹은 “임대주택에 대한 보유세는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어 종부세 인상이 자칫 집값 상승을 견인할 수 있고, 양도소득세 중과는 동결효과를 유발해 공급을 감소시키고 지나치게 높은 세율은 가공의 양도이익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위헌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10억원 초과 구간 최고세율을 45%로 상향 조정한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도 세법개정안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납세자연망은 “현재 소득세는 면세자 비율이 39%로 높고 근로소득세 전체 세수에서 상위 0.1%가 12.8%, 상위 1%가 32.6%, 상위 10%가 74.4%의 근로소득세를 내는 등 고소득자가 내는 세금의 비중이 높다”면서 “복지와 국가부채 감소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면 보편 증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올해 한시적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30만원을 인상안에 대해서는 “이미 소득공제 인상을 통해 4100억원이 지원됐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납세연맹은 “근로소득자가 본인의 소득공제 한도 초과 여부를 알기 힘들고 30만원 한도인상으로 인한 소비증대효과도 미비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세수급감과 국가부채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불필요한 조세지원은 지양해야 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복지증대와 보편복지를 위해서는 부자들에게만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고 모든 국민이 자기 몫의 세금을 내야 한다”며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공무원, 세금에 대한 신뢰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납세자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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