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남 회장은 사드 문제로 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던 람보르기니폰의 중국 내 인증이 최근 정치적 해빙 무드와 함께 극적으로 이뤄지면서 그동안 막연하게 바랬던 ‘연내 중국시장 론칭’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 그는 “중국시장 람보르기니폰 론칭 행사장에서 느낀 현지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니 ‘과연 글로벌 최대 럭셔리 시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징동닷컴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후 중국 각지 럭셔리숍에서의 판매 요청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 사드 보복 영향으로 주춤했던 국내 중견중소기업(이하 중기)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최근 다시 불붙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산네트웍스를 비롯해 코웨이, 비엔디생활건강, 핸디소프트 등이 최근 중국 현지에서 신제품을 론칭하는가 하면, 현지 업체와의 전략적 협력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이는 사드 문제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년 이상 이어진 양국 간 정치와 경제적 ‘냉각기’가 최근 빠르게 ‘해빙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 다낭에서 이달 11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이 교류협력을 정상궤도로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양 정상은 다음 달 추가적인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생활가전기업 코웨이(021240)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7 CAPE 엑스포’에 부스를 마련하고 참가했다. 통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초 열리는 ‘CES’ 행사 정도만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이 회사가 이번 중국 행사에 참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회사는 앞서 중국시장 맞춤형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올 상반기 중국 광저우에 R&D생산관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중국과의 교역 문제가 최근 해결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현지 진출을 위해 준비해온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친환경세제 등 생활필수품에 주력하는 비엔디생활건강은 다음 달 중국 광저우 지역에 영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당초 올 상반기로 예정했던 중국 거점 설립을 사드 문제로 인해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무역박람회 ‘캔톤페어’에 참가한 후 현지 진출에 다시 박차를 가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이바울 비엔디생활건강 회장은 “올해 초 베이징에서 열린 박람회에 갔을 땐 중국 공안이 한국관 앞에 서있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하지만 캔톤페어에서는 한류 열풍이 한참 불던 때와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외에 그룹웨어 등 소프트웨어 업체인 핸디소프트(220180)는 중국 유통기업 ‘쑤닝’과 현지 총판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자체 클라우드 그룹웨어를 텐센트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 이르면 연내 공급할 예정이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아이에이(038880) 역시 중국 자동차 공조시스템업체인 ‘차오리’와 최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김태환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중기는 사드 문제가 정치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커 양국이 정치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는데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복원키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자동차부품이나 화장품 등의 직접 수출과 함께 관광객 증가를 통한 면세점 매출 등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가 다소 완만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중국의 사드 제재가 준법제재라는 방식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해 통관서류 작성 등에 한층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