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상장사 230곳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달새 3.99% 하락했다. 매출액과 순이익 기대치 역시 각각 0.87%, 2.24% 내려갔다. 이는 3분기를 바라보는 시장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는 5월 말까지만 해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은 한두 곳이 아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2분기 실적이 추정치를 웃돌았던 기업은 120곳 가운데서 52곳 뿐이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영업이익을 합산한 결과도 추정치를 20% 가량 밑돈다. 대우조선해양을 필두로 한 조선 3사의 부진뿐 아니라 전반적인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를 충족하진 못했다.
더구나 3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졌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월초 7조4171억원에서 현재 6조8996억원으로 낮아졌다. 다른 IT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전자(066570) 영업이익 전망치는 3265억원에서 2393억원으로 내려왔다.
실적 쇼크를 냈던 조선 3사도 마찬가지다. 영업이익 예상치는 현대중공업(009540) 1084억원에서 442억원으로, 삼성중공업(010140) 754억원에서 414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17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텔신라(00877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인 관광객 수혜주 또한 실적 추정치가 하향세다.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분기 호실적을 낸 에너지업종도 마찬가지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SK이노베이션(096770)이 4169억원에서 4076억원으로, 에쓰오일(S-OIL(010950))이 2516억원에서 2399억원으로 각각 2.24%, 4.64% 하락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대 이상이었던 1분기 실적과 달리 2분기 실적이 추정치를 밑돌면서 기대감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적 상승 동력이 약해진 지금 코스닥시장을 포함한 중소형주의 실적 추정치가 실제 실적과 얼마만큼 차이를 보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금융·소재업종은 영업이익 기준 실적 추정치는 오히려 올라갔다. 대한유화(006650) 롯데케미칼(011170) 대우증권(006800) 세아베스틸(001430) 락앤락(115390) 한화케미칼(009830) 등이 대상이다. 원자재가격 하락과 원화 약세 또한 국내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매출액이 늘어나긴 어렵겠지만 유가 하락 등으로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 연간 순이익이 80조9000억원으로 4년간의 감익 흐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
▶ 관련기사 ◀
☞[마감]코스피, 호재도 악재도 없다…2030선 앞두고 횡보
☞음향 표준특허로 '갑질'..특허괴물 '돌비' 제재받는다
☞[증시 키워드] 돌아오지 않는 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