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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커피 원두를 재배하면서 필요한 물, 이를 수확한 뒤 가공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 이후 최종적으로 잔에 담기기까지 유통되는데 쓰이는 물 등을 모두 합친 양이다. 커피를 생산하고 소비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사용되는 물을 모두 합친 게 132ℓ란 얘기다.
이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원료 취득→제조→유통→사용→폐기’ 과정에서 쓰이는 물을 모두 합친 총량을 ‘물발자국’이라고 한다. 제품 하나에 사용됐거나 사용하게 될 물의 발자취를 모두 합친 것으로 잠재적으로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반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8일 국제표준에 부합되는 ‘물발자국 산정방법’을 국가표준(KS)으로 제정했다. 향후 선진국들이 물발자국 인증과 관련된 규제를 도입할 경우 우리 기업에게는 무역기술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미국과 호주는 물 소비가 많은 양변기 등에 대해 물발자국 관련 인증을 받도록 규제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수자원 관리 정책에 물발자국을 활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오는 2020년까지 물발자국 관련 인증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물 부족 상황에서 선진국들의 규제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지난해 물발자국 국제표준을 제정했다. 이에 국표원도 우리 기업들이 향후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물발자국 KS를 제정한 것이다.
최근 들어 친환경 제품을 희망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을 절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는 오는 2060년 최대 33억t의 물이 부족할 전망이다.
물발자국 사용이 활성화되면 기업 입장에서 물발자국을 활용하면 선진국 관련 규제 도입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실제로 LG전자(066570)는 지난 2013년 세탁기 등 자사 제품에 대해 자체적으로 물발자국을 산정하고 국제 인증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아 제품에 명시하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간 환경성을 비교해 친환경 제품 구매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정부 역시 물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단계별로 사용되는가를 평가해 새로운 관점의 수자원 관리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이재만 국표원 에너지환경표준과장은 “향후 유럽을 중심으로 물발자국과 관련된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KS로 제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물발자국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물발자국 표준활용해설서’를 개발하고 설명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물발자국은 네덜란드 트벤테 대학의 아르옌 훅스트라 교수가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의 물 사용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전 세계 물 사용량을 조절하기 위해 2002년 고안했다. 세계 인구 증가 등으로 한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물을 절약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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